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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게이츠·버핏도 곧 나올 것”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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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호 24면

“각자의 길에서 성공을 이뤘고, 베푸는 마음도 함께 가진 따뜻한 분들. 그런 분들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3년 임기 마치고 물러나는 이동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아너 소사이어티를 ‘품격 있는 나눔’의 대표 브랜드로 견인한 사람은 이동건(75·사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다. 2010년 12월 공동모금회 7대 회장 취임 당시 43명이던 회원 수가 3년 만에 400명을 넘게 됐다.

자신도 101호 아너 회원인 그를 13일 서울 정동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만났다. 훤칠한 키에 또렷한 언변과 화색이 75세 나이를 무색하게 한다. 마침 이날은 그가 3년의 임기를 마치는 퇴임식 날이었다. 그는 이날 한진그룹 이웃돕기 성금 전달식에 참석하는 등 마지막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재임기간 중 아너 회원수가 10배나 늘었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을 수 있을까요.
“회원 수로도 큰 성장을 이루었지만 아너 소사이어티가 우리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보면 그보다 더한 가치가 창출되고 있다고 봅니다. 정직한 기부자가 존경받는 문화가 서서히, 넓게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요. 사회 성숙도가 한 차원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외국의 거부들은 기부활동에도 적극적입니다. 상대적으로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20~30년 전까지만 해도 가난한 나라였고, 짧고 소수에 국한된 재벌 역사를 가진 우리를 그들과 같은 레벨에서 비교하는 건 무리입니다. 우리는 경주 최 부자, 제주 김만덕 할머니에서부터 오늘날까지 끊임없는 나눔의 역사를 갖고 있고, 기부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의 빌 게이츠, 한국의 워런 버핏도 나올 겁니다.”

-공동모금회장 재임 3년의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기업인으로서의 네트워크와 오랜 로타리 활동을 통해 익힌 펀드레이징(Fund raising) 경험을 최대한 살려 열정을 쏟아부은 시간이었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성적표를 낼 수 있도록 함께 뛰고 도와주신 공동모금회 임직원, 그리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나눔에 참여해 주시는 많은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기업인(부방그룹 회장)인 그는 선친을 따라 30대 때 국제 봉사단체인 로타리클럽 활동을 시작해 40년간 ‘로타리안’으로 봉사인생을 살아왔다. 2006년 8월 한국인 최초로 국제로타리 차차기 회장(President nominee)에 선임된 이래 차기 회장 및 회장으로 3년간 미국 시카고 본부에 상주하면서 800여 명의 직원과 더불어 세계 로타리 활동을 총괄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직을 맡게 된 것도 그러한 배경이 있어서였다.

무거웠던 공동모금회장 자리에서 내려와 이제 그는 로타리 일에 전념하려 한다. 지난 7월 국제로타리 재단 사장에 선임돼 ‘지구상 소아마비 박멸’ 과 또 다른 목표를 위해 각국을 돌며 모금활동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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