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은 왜 한국에 진출하나|합작투자로 유진양만회사 설립한|구주화학 평전호정 사장은 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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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의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한국진출이 많아지고 있다. 일본기업들의 대한진출을 자극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은 구주화학(사장 평전호정)이라는 일본의 중소기업이 한국에 뱀장어양식 합작회사인·유진양만 주식회사(자본금 15만불, 합작비율 한 51대일59)를 세우고 꽤 한국에 투자했나를 밝힌 글을 외지에서 간추린 것이다. <편집자 주>
종래 일본기업의 해외투자라면 대기업의 독점 물이었지만 한국에 투자하는 경우는 중소기업이 오히려 좋다.
한국의 외인투자환경은 극히 좋다. 특히 일본기업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 수두룩하다.
우선 동경∼서울간은 하루에 왕복하면서 일을 볼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시간상으로 거리를 따지자면 동경∼대만간과 마찬가지다. 또 하나는 35세 이상의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일본어를 할 줄 안다.
그것도 깨끗한 표준말로-.
오늘의 한국은 15년 전의 일본과 비슷하다. 바보 같은 GNP소동으로 일본에서 없어진 것 귀중품들이 한국에는 있다. 치어가 좋은 예다.
좀더 구체적인 투자환경을 보자.
한국은 현재 외자도입법으로 세제·노무면 등에서 외국기업을 우대하고 있다.
외환 율의 전망, 개발도상국에서의 특혜관세, 수입할당제도 등·국제적인 거래측면으로 보아서도 한국에서 사업하는 것이 유리하다.
인건비가 싼 데다 일손을 구하기가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본기업은 한국에 투자하는 자금을 해외경제협력기금에서 연 5·5%라는 싼 이자로 얻어낼 수 있다. 정기예금보다 싼 금리다.
최근에는 일본국내 외자 계 은행에서「달러」를 얼마든지 빌려준다. 그 돈을 쓰면「엥」 화를 절상할 때마다 자동적으로 원금이 감소한다. 어쩌면 은행에서 차 금하고도 이자를 받을지 모른다.
한국에서 합작회사가 부담하는 평균세금은 소득의 약 8분의1정도다. 세금을 뺀 가처분소득을 사용자본으로 나눈 자본의 효율성을 따지자면 일본국내보다 반정도 벌어들인다 해도 주식배당금은 똑같다는 얘기다.
가령 마산의 수출자유지역에 입주한다면 세금은 전혀 관계없는 것이 된다.
거기서 번 이익은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세금이 없다.
동경에서 비행기로 2시간밖에 안 걸리는 곳에 그런「페러다이스」가 있는데도「이커노믹·애니멀」이 눈독을 들이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한국의 지성인가운데는『마산은「이커노믹·애니멀의 동물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마산수출자유지역에 입주하는데는 전량수출, 원자재수입액이 수출액의 3분의2이하, 1년간 수출액이 연 25만불 이상 조건의 업종으로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그 업종이 대부분 일본 중소기업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또한 환율변동이라면 원 화의 절하뿐이므로 마음이 편하다.
국제적으로는 대 개발도상국 특혜관세, 수입할당제도 등 호조건이 마련되어 있다.
일본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편이 관세도 싸고 양도 많이 할 수 있다.
최근에 일본에서 경공업제품수출이「홍콩」·대만·한국에 쏟아져나가고 있는 원인은 특허관세 및 수입할당제도로 개발도상국이 우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진출이라고 크게 생각할 것은 없다.
하려고만 하면 현지에서 좋은「파트너」를 만날 수 있으며, 마산이외 지역진출도 전량 일본수출조건이면 모든 사업이 합작 OK가 된다.
일본에서는 공장이 선다면 어떤 형태의 것이든 현지주민들이 내쫓으려 덤비지만 바다저쪽 (한국)에는 그런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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