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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한국의 무역 및 경제진출방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동남아시장의 수입수요는 방대한것이나 우리의 상품은 몇가지 이유에서 그 수요에 응하지 뭇하고있다.
물론 60년대에 비하면 오늘의 한국상품 시장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내세운 1백억불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동남아시장을 좀더 폭넓고 깊게 개척할 필요가 있다.
작년11월말현재 한국의 대「아시아」수출액은 5억7천8백54만2천불로 총수출액 15억8천4백93만3천불의 36·4%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본을 빼고난 기타지역은 2억3천5백22만8천불로 14·8%에 불과한 실정.
한국의 무역구조가 미·일지역 편중이라는 종래의 「패턴」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동남아는 훌륭한 개척시장이 되고도 남는다.
경제개발과 함께 한창 건설「붐」이 일고있는 동남아는 「시멘트」·철강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제품은 수출여력이 없어 이 지역에 물건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말레이지아」·「필리핀」·「싱가포르」·인니·월남등이 한결같이 건설자재를 한국에서 수입하겠다고 요청하고 있지만 이 상담에 응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미·일지역에 수출하는 것으로 끝나버리는 국내 수출력이 장애가 되고있다.
그렇지만 시장확보를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동남아에 수출「코터」를 배정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것같다.
그렇지 않으면 「시멘트」의 경우, 현재 연간 4백만t의 생산능력을 갖고 월남지역에 이를 팔고있는 태국에 시장 「셰어」를 빼앗길 위험이 있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난제는 한국상인의 신용이다.
특히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동남아의 화교중에는 아직도 한국상인에 대한 불신감을 씻어버리지 않고 있다.
「홍콩」에서 무역업을 하고있는 「쌍망천」씨(기덕유한공사대표)는 『7년전까지 한국에서 물건을 사왔다. 그동안 나는「샘플」과 수입한 물건이 똑같은것을 본적이 없다. 몇번 속고는 다시는 거래를 않고있다』고 뼈아픈 말을 내뱉었다.
이제는 그런 악덕상인이 없다고 강조했는데도 다시 한국과 거래할 생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모양이다.
연전 대만에 광물읕 내보낸 일이 있으나 이때도 성분도가 어긋나 거래가 단절된 일이 있다.
중국인을 또하나 불쾌하게 만든 것은 한국상사에 문의하는 서신을 띄우는 경우 오리무중이 되어버리는 예가 많다는 사실이다. 주문해오는 상품이 없을때라도 친절히 회답을 보내고 접촉을 가져두는 간단한 상술을 한국상인은 모른다는 것이다.
동남아의 화교들끼리는 신용복도 없이 전화한번이면 상품이 거래된다고 한다.
태국과 같이 외환통제가 엄격한 나라일때는 「홍콩」은행을 통해 대금을 결제함으로써 규제를 피하기도 한다는 얘기다.
한국상인에 대한 불신감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일이다.
정부「베이스」로는 경제외교의 강화로 태국과 같이 억울하게 일본상인 밀리는 사례를 막아야하고 경제부처의 유능한 관계관을 공관에 상무관으로 파견해야하며 무역공사망의 선전비증액(대만의경우 월1백불밖에 안된다). 전시회 개최등을 통한 선전활동강화가 요청된다.
일본의 「엥」화절상과 반일감정의 표면화, 중공자제의 내수증가로 건축자재·식료품의 대동남아 공급감소등 수출여건은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수출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관·민이 협조하여 수출시장을 적극개척한다면 동남아는 우리상품의 큰 시장이 될수있는 소지가 충분하다. <현영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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