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대통령은 백만장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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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는20일 집권 2기 취임식을 맞을 닉슨 미국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일약 거부가 되었다.
최근에 밝혀진 정통한 소식통의 추계에 따르면 닉슨의 공식적·양성적인 총 재산만도 무려 76만5천1백18 달러라니 『거부 운운…』도 할 법하다. 이것 말고도 지난 69년에 사들인 48에이커 짜리 농장과 패트여사 명의로 된 26에이커 짜리 농장의 값이 그 동안 92%나 올라 이 재산을 합치면 그의 재산은 1백8만 달러로 불어난다.
그러나 닉슨의 재산목록은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휘티어에 있는 집과 부동산 키비스케인에 있는 별장과 토지가 여기에 가산되어야 한다.
연봉 20만 달러를 받는 대통령 닉슨은 샌클러멘티 별장의 침실 5개의 난방장치를 고치는데 자기 돈 1만3천 달러가 든다고 했을 땐 약간 주저했다. 자기 돈이 생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까왔기 때문이다. 『대통령께서는 시설을 고치지 않고 그냥 견디시겠답니다.』
이건 그의 재정비서 존·엘리크먼씨의 전갈. 그러나 비밀 경호반에서 굳이 고쳐야 한다고 항의가 들어와 할 수 없이 고치기는 고치되 그 대신 『돈은 내 돈을 들일 수 없다』는 것이 닉슨의 항변이었다고. 결국 닉슨은 꿩 먹고 알 먹고 말았다. 이만큼 닉슨은 치부에도 밝다는 것이 정평.
닉슨의 알려지기를 꺼리는 재산 명세서를 좀더 파고 들어가 보자. 지난 63년 그가 사들인 뉴요크 5번 가의 상가 아파트는 6년 뒤인 69년에 값이 2배로 뛰어올라 지금은 37만1천7백82 달러를 홋가하고 있다.
또 그가 60년대 초 대통령 선거에서 케네디에게 패배하고 낭인생활을 할 적에 18만5천8백91 달러를 주고 산 증권은 69년에 37만 달러에 팔려, 백악관에 앉아서도 상재는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닉슨은 대통령이 된 뒤 집을 두 채나 사고 플로리다에도 남부백악관이란 별장을 사들였는데 이 집들의 싯가는 25만2천8백 달러. 휘티어에 있는 집의 값은 7만5천 달러이다.
이렇게 따져볼 때 69년 현재 그의 비공식 재산총액은 동산이 59만6천9백 달러이고 부동산이 98만4백 달러이다. 그런데 일설에 의하면 71년 현재로는 그의 부동산이 1백28만3천2백56 달러로 뛰어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액수의 재산도 실은 표면에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니 닉슨의 진짜 재산총액은 오리무중인 채 『엄청날 것』이라는 추측만 자아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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