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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연예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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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떠한 예술분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연예계에서 첫 공식 데뷔로 각광 받는다는 일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데뷔 작품이 의외의 큰 성공을 거두어 그 길로 줄곧 정상을 향해 줄달음친 배우나 가수가 많이 있었지만 대체로 신인들의 대단한 의욕이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데뷔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우리 연예계의 생리에도 불구하고 금년에도 연예계 데뷔를 희망하는 많은 여성들이 그 관문을 두드렸다. 지난 봄 태창영화사가 공모한 신인 배우 모집에는 무려 1천명에 가까운 응시자들이 모여들어 연예계 진출에 대한 여성들의 지대한 관심을 단적으로 나타냈다. 비단 영화 쪽 뿐만 아니라 각 가요학원이나 유명한 작곡가 사무실은 예년보다 더 많은 가수지망생들로 붐볐으며 금년 초 TBC-TV가 처음 시도한 이달의 신인 탤런트·스카우트제에도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렇게 해서 영화·가요·TV 등 각계에서 많은 여성들이 72년의 신인으로 탄생했으나 데뷔와 함께 크게 각광받은 신인은 가요의 정미조양, 영화의 전영양, TV의 김교순 양 등이 고작이다. 물론 이밖에도 가요에서 윤희정 이미배 이수미 양희은양 등이, 영화에서 오희정 나하영 김미영 박남옥양 등이, TV에서 정원재 허옥숙 조명희양 등이 금년에 빛을 본 신인으로 꼽을 수 있겠으나 정미조 전영 김교순양 등과는 경우가 다소 다르다 할 수 있겠다.
이수미 양희은양은 금년에 가장 각광받은 가수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히나 이들은 이미 작년에 데뷔했던 신인들이어서 엄격한 의미로 금년에 나온 신인으로는 볼 수 없다. 오희정 박남옥양은 각기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인 배우 콘테스트에 합격했으나 아직 연수 과정 중 데뷔 작품을 내지 않았다.
▲정미조(23) =이화여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정양은 3월초 『그리운 생각』으로 데뷔하자마자 각 TV국에서 쟁탈전을 벌일 정도로 유망주로 각광 받았다. 데뷔한지 불과 4개월만에 TBC 방송가요 대상의 신인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는데 이러한 기록은 전례를 찾을 수 없었던 것. 패티김 스타일의 대형가수로 폭넓은 성량, 강한 개성을 지닌 가수로 조만간 정상에 오를 것으로 기대 된다.
▲전영(21) =본명 전애숙. 한양대 응미과 재학중 이상언 감독에 픽·업 돼 영화 『불장난』에 주역으로 데뷔했다. 미술학도답게 그의 연기에서는 예지가 빛나고 있으며 특히 균형 잡힌 몸매, 이국적인 마스크가 독특하게 돋보인다. 역시 데뷔작 『불장난』으로 금년도 대종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 각광을 받았다. 현재 『항구의 등불』 『흑조』등에 출연중인데 더욱 폭넓은 연기로 스타덤을 오르고 있다.
▲김교순(21) =수도사대 관광과를 중퇴하고 3월 TBC-TV의 첫 탤런트·스카우트 계획에 의해 픽·업됐다. 『사슴 아가씨』에서의 미스문 역이 그의 데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의외의 호연을 보여 대성의 가능성을 굳게 다져 놓았다. 신인답지 않게 완숙한 연기가 오히려 흠이랄 수 있겠지만 차분하게 가다듬어진 매력이 참신한 맛을 주고있다.
▲양희은(21) = 작년에 취입, 출반한 『아침 이슬』이 데뷔곡이지만 금년에 접어들면서부터의 본격적인 활약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서강대 사학과 2년 재학중인, 학생가수. 포크·송의 저변확대에 힙 입어 팬들도 주로 대학생 등의 젊은층.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서울로 가는 길』 『그 사이』 등 여러 곡의 신곡을 발표하는 한편 CBS·TBC 등 라디오 방송의 디스크·재키 프로를 맡아 다재다능의 일면을 보였다.
▲김미영(20) =어렸을 때부터 KBS어린이 극회원으로 팔약해 오다가 최근에는 TBC·MBC 등 TV국에서 주요 탤런트로 위치를 굳히더니 금년여름 강대선 감독의 새 영화 『여고시절』에 데뷔해 호평을 받았다. MBC에서 TBC로 옮긴 후 주역을 맡은 『비밀』도 성장 후 첫 주역의 TV 드라머인데 깔끔하고 이지적인 마스크가 앞으로 영화·TV에서의 큰 활약을 예상케 한다.

<정규웅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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