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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 줄잇는 시민들 … 시신 사흘간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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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남아공의 행정수도 프리토리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넬슨 만델라의 시신이 안치됐다. 만델라 장례위원회는 11일 대통령 집무실과 정부청사가 함께 있는 ‘유니언빌딩’ 중앙의 원형극장으로 고인의 관을 옮겨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빈소는 무대 에 세워진 폭 8m가량의 가건물 내부에 차려졌다.

 이날 오전에는 해외사절단의 조문이 이뤄졌다. 한국 대표로 참배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고인은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관 덮개의 절반가량이 유리로 만들어져 조문객들은 상체를 볼 수 있었다.

 오후부터는 일반인 조문이 시작됐다. 장례위원회는 조문객들이 프리토리아 외곽의 공터 3곳에 모여 버스를 타고 빈소로 갈 수 있도록 했다. 유니언빌딩 주변의 혼잡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른 아침부터 세 장소에 수천 명씩 몰려들었다. 시민 타방 레드와바(38)는 “마디바(만델라에 대한 존칭)와의 마지막 만남을 위해 직장에 휴가를 내고 왔다”고 말했다. 부인, 어린 딸과 함께였다.

 앞서 고인의 시신은 프리토리아의 군병원 영안실에서 유니언빌딩으로 옮겨졌다. 20대의 오토바이가 앞장서고 그 뒤를 운구차가 따랐다.

 유니언빌딩은 보어전쟁(1899∼1902)에서 승리해 네덜란드 정착민 거주지역까지 지배하게 된 영국이 1913년 남아공 식민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다. 19년 전인 1994년 만델라는 관이 놓인 바로 그 자리에서 이 나라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당시 “모든 이에게 정의와 평화가 깃들게 합시다. 모든 이에게 일자리와 빵, 그리고 물과 소금을 줍시다. 정신과 영혼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자유를 가지게 됐음을 모든 이가 알게 합시다”고 연설했다. 남아공 정부는 10일 이 원형극장에 ‘만델라 원형극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시신 공개 및 일반인 조문은 13일까지 계속된다.

요하네스버그=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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