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시계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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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내 판매가 줄어든 반면 수출 분야에서 각광을 받아 국내 시계 제조 공장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팔목시계의 경우 국내 판매 성적이 70년의 1백9만4천개, 71년의 92만4백94개에서 올해는 연말까지 74만9천개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벽시계나 탁상시계 판매는 작년의 53만6천여개 수준에서 큰 변함이 없었으나 수출이 작년의 82만3천불에서 올해는 11월말로 2백만불에 육박함으로써 일부 시계 공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시계 「메이커」별 수출 실적은 12월 확정분까지 포함해서 ▲「오리엔트」 시계가 약 1백만불 ▲「시티즌」 시계가 약 48만6천불 ▲국제 전광 (벽시계 및 탁상시계 전문)이 약 18만불 ▲범한 정기 (오리올)가 21만불이고 기타 업체들이 약 12만4천불.
「오리엔트」 시계는 작년의 33만4천불에서 거의 3배가 증가됐고 「시티즌」 시계는 작년보다 20만불, 국제 전광은 13만불, 범한 정기는 12만불씩 증가됨으로써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 팔목시계 「메이커」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은 일본 계통의 상표를 쓰고 있는 「오리엔트」와 「시티즌」 (오리지널은 미국)이 있고 「스위스」등의 「오리올」 「에니카」 「테크노스」 등이 있으나 기타 잘 알려지지 않은 「메이커」들까지 합치면 20여개 사나 된다.
그런데 이 가운데 일본 「오리엔트」와 「스위스」계의 「오리올」만 수출·국내 판매 등 에서 신장 세를 보였을 뿐 대「메이커」로 꼽히는 「시티즌」까지도 수출은 신장되었으나 국내 판매는 작년보다 약 30%가 줄어든 실정.
특히 올해 들어서 시계 「메이커」들의 판도가 바뀐 것은 지난 3월7일부터 「무브먼트」 (속기계) 수입을 시계 수출 실적의 1백20%로 「링크」시킨데서 커다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시계 수출을 많이 해야만 「무브먼트」를 많이 들여다 국내 판매분까지 생산할 수 있기 때문.
현재 우리 나라의 팔목시계가 수출되는 지역은 「홍콩」 「파나마」 등 자유 무역항을 비롯해서 일본·대만·이태리·「스위스」·영국·「브라질」 등 22개국이며 특히 벽시계나 탁상시계는 미국·영국을 비롯해서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 많이 나가고 있다.
벽시계와 탁상시계의 주 수출국은 「나이지리아」인데 그 곳 사람들이 추 달린 벽시계를 시간을 재는 것보다 기호품으로 찾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 나라 시계 수출은 「무브먼트」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거의 다 「무브먼트」를 들여다 외장을 해서 완제품으로 내보내거나 아니면 외장이나 문자판 (다이얼)만을 수출하는 경우가 많다.
시계 종류별 수출 실적은 11월말 현재 벽시계가 22만7천불, 탁상시계가 8만2천불, 외장품과 문자판이 33만불이고 나머지 1백36만불이 완제 팔목시계인데 「오리엔트」가 올해 처음으로 시계바늘만 1만3천불 어치를 일본에 수출한 것이 새 수출 상품으로 등장했다.
현재 시계 수출의 가득률은 팔목시계가 약 40%, 벽시계는 98%, 탁상시계는 94%로 비교적 정밀에 속하는 업종이지만 외화 가득률은 높은 편. 「오리엔트」와 「시티즌」은 「무브먼트」도 완제품이 아니라 부분품을 들여다 조립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외화 가득률이 60%에 가깝다는 얘기다.
본래 시계는 일반 사람들이 「무브먼트」만 가지고 좋고 나쁜 것을 가리기 쉬우나 사실은 외장이 얼마만큼 섬세하고 값 있는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값에 큰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국내에서 생산되는 팔목시계의 「무브먼트」는 1불∼7불에 들여다 외장을 해서 최하 3천5백원에서부터 9천원에 「메이커」들이 내게 된다.
수출 팔목시계 역시 한개에 5불∼7불하는 「무브먼트」를 들여와 외장을 해서 10∼11불에 수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따라서 판매 가격에서 수입하는 「무브먼트」 값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봐서 국내 판매가 훨씬 유리하나 ⓛ「무브먼트」 수입이 시계 수출 실적과 「링크」돼 있고 ②시판용 시계「무브먼트」는 기본 관세와 특관세를 합쳐 약 40%의 수입 관세가 붙고 있으며 ③수출을 하면 「마진」이 적은 것은 사실이나 세제·금융면의 지원 등을 고려, 수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
한편 국산화율이 98%인 벽시계는 국내 판매 가격 (공장도)이 최하 3천2백원부터 7천원까지이고 수출 가격은 10불∼13불 선이나 비교적 고급품에 속하는 것만 나간다.
또한 탁상시계는 국내 판매 가격이 1천6백원 내지 3천5백원 (최고 5천원)이 보통이고 수출 가격은 1불75선부터 3불60선까지.
일본에서 「무브먼트」 부품을 들여오고 있는 「오리엔트」는 수출 가격이 올해 들어 약 5% 올라갔으나 「엥」 절상으로 「무브먼트」 부품 수입 가격이 16·8%나 올라 수출 가격 인상을 상살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오리엔트」의 경우 내년도 수출 분으로 이미 1백80만불 어치나 계약을 끝낸바 있어 생산 능력은 월 5만개 수준에서 6만개 수준으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종호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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