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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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많은 사람의 관심과 축복을 받으며 「신인」은 등장하지만 그것이 어떤 형식적인, 또 정기적인 행사정도로 되풀이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갖은 노력을 딛고 싹을 내보인 많은 신인들이 이내 잊혀지고 마는 경우가 그 대부분이다.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 봐주는 주의의 눈길, 그리고 출발의 긴장을 늦추지 않는 당사자들의 추진이 화합을 했을 때 에야만 풍성한 수확을 우리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의 신인」으로 흘러가 버리지 않고 더 큰 수확을 약속할 수 있게 72년이 배출해 낸 각계의 신인들을 다시 꼽아본다.
매년 1월1일 발표되는 중앙일간지의 신춘문예와 문학전문지의 추천을 거쳐 올해 문단에 「데뷔」한 여성은 10여명 정도.
비교적 여성의 등장이 드문 시 부문에서 특히 어느 해 보다 많은 신인이 나왔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당선작 없는 가작입선을 비롯하여 월간「현대문학」 「현대시학」 「월간문학」 등에 추천 완료한 여성시인이 등장한 것이다.
신문신춘문예로 「데뷔」한 이순씨(소설·대한일보) 국효문씨(시·중앙일보)는 이해 또 한번씩 전문지의 추천을 완료함으로써 본격적 활동의 기반을 튼튼히 했으며 「여성동아」의 「제5회 여류장편소설」에 당선한 정혜연씨의 『배회하는 바위들』은 이해에 뽑힌 유일한 신인장편소설이 되었다.
「데뷔」라는 관문은 통과했지만 이 1년 동안 신인들이 인정을 받을 만큼의 활동무대를 대부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올해의 신인들은 특히 아직 학생인 경우가 많은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유능한 신인 상승하는 작가에게 집중적으로 기회를 주는 일이 우리문단에선 흔치않기 때문으로 꼽는 사람이 많다. 「데뷔」이래 작가로서의 작품발표를 한 여성은 2, 3명 정도 뿐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자신의 작품세계나 활동에 대해 외부의 여건보다 일차적으로 『신인인 만큼 기성작가들을 앞지르는 월등한 작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좋은 작품을 쓰는가에 승부를 걸고 있는 상태다.
『인제는 「여류」라는 전형을 만들어놓던 종래 평가방법만은 사라진 것 같다. 작품과 개성의 문제로 자신의 세계를 쌓아 가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한 시인은 말한다.
올해 「데뷔」한 신인들을 살펴보면
▲정혜연(소설)=「여성동아」여류장편소설에 당선된 정혜연씨(28)의 『배회하는 바위들』은 내면의식을 추구한 심리소설로 그 문제성이 인정된 작품이다
서구적 「테크닉」과 「테마」를 도입하여 한국인의 일상과 심성을 추구한 이 『배회하는 바위들』은 특히 한국어의 특성을 찾는데 성공했다고 평가받고있다.
영문학을 전공한 정혜연씨는 또 다른 대작을 구상중이라고 한다.,
▲신달자(시)=70년에 첫 추천을 받고 2년간의 연마를 거쳐 올 4월 『미로』로 「현대문학」추천을 완료한 신달자씨는 이미 문단에는 잘 알려진 신인이다.
깊이 있는 통찰과 기법의 확실성이 점차 무르익어가고 있다고, 추천심사위원들은 큰 기대를 걸고있다.
▲국효문(시)=중앙일보신춘문예에 『기공』으로 가작에 입선한 국효문씨(23)는 아직 학생(성신여사대국문과4년)이기 때문에 계속 발표의 기회를 아낀다고 말한다. 남성들의 세계를 많이 다루고있는 그는 「현대시학」에서 『시추』로 추천완료도 결정이 났다. (내년3월 예정)
▲이성애(시)=동아일보의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뽑힌 이성애씨(22)의 『겨울나무』는 종래의 작품에서 볼 수 없는 참신한 시적 표현으로 크게 평가받았었다.
이대영문과 4년 재학 중
▲신효정(시)=금년 2월 「현대시학」에서 추천을 완료한 신효정씨는 이해 비교적 작품활동을 많이 한편. 「현대시학」에서의 신작특집(4편)을 비롯하여 신문·잡지 등에 시 10여편을 발표했다.
문학에 대한 철저한 『작가정신』을 강조하는 그는 신인에겐 우선 실력으로써 이름을 기억시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들어 『잘 쓰는 사람에겐 길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윤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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