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주체 국민회의 대의원 선거의 의의|평화통일 추진시킬 민족 주체 세력의 집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통일 주체 국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이 기구 자체가 처음으로 구성되느니 만큼 특별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국제 정세의 격변에 따라 증대되는 외부적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민족 활로를 개척하고 남북 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력을 조직화하는 것이 긴요한 과제로 되어 있다. 국력의 조직화는 국민 총화를 기할 수 있는 국가 지도 체계와 지도자의 영도력 강화로 설명되고 있다.
통일 주체 국민회의는 각 지역 국민들의 민족적 양심과 통일 의지를 보다 광범위하게 반영할 수 있는 2천3백59명의 대표자를 규합하여 명실상부하게 국민을 대표해서 민족 주체 세력을 형성하는 국민적 조직체이다.
그러므로 이번에 실시하는 통일 주체 국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국력의 조직화를 도모하는 국민적 노력으로서의 의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통일 주체 국민회의에는 어떤 반민족적인 이질적 요소가 개입되어서는 안되며 정치적 아집에 사로잡힌 정당적 요소가 혼합되어서도 안 되는 순수한 민족 세력의 조직체로서 일사불란한 지도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취지가 강조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헌법에서 대의원의 후보 자격 규정에 정당 가입을 배제하고 있다.
통일 주체 국민회의 대의원은 헌법에서 명문 규정으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그 성격과 기능으로 보아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기 위한 국민적 조직체를 구성할 민족 대표로서 국회 의원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국민의 대표자며, 대변자다.
따라서 통일을 위한 민족 대표를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국민을 대표해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는 통일 추진 세력을 형성하고, 그들에게 통일에 관한 정책의 심의, 결정권을 위임하는 행위로서 국민적인 통일 의지를 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대의원 선거를 통해 통일 주체 국민회의가 구성되면 통일 문제를 비롯한 몇가지 중요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발언권은 6년 동안 이들 대의원에게 백지 위임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번 대의원 선거는 통일 추진 세력으로서의 국민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갖는 기능과 권한에 관한 한 국민의 주권을 완전히 그들 대의원에게 위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선거가 갖는 또 하나의 의의는 이번에 선출되는 통일 주체 국민회의 대의원들이 6년 임기의 대통령과 3년 임기의 일부 국회의원(국회의원 총수의 3분의1)을 선거하는 권한과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사실상 대통령 선거와 일부 국회의원 선거를 겸한 선거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이번 선거는 통일 추진 세력으로서의 국민의 대표를 지출하는 동시에 그것이 그대로 대통령과 일부 국회의원을 선거하는 선거인단을 아울러 선출하는 선거가 된다는 점에서 과거 어떠한 선거보다도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의 또 하나의 특징은 유신 헌정에서 말하고 있는 한국적 민주주의의 첫 선거라는 점이다.
지난날의 선거에서는 일부 타락한 선거 기풍으로 선거 후유증이라는 부작용으로 정치적 안정이 저해되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돈 안 드는 선거, 공명한 선거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이번 통일 주체 국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있어서는 철저한 선거 공영제를 채택하여 돈 안 들고 깨끗한 선거를 할 것을 제도적으로 기약하고 있다.
사실 선거가 공명 정대하지 못하고 권력이나 금력·정실 등이 작용하여 주권자의 냉철한 이성적 판단과 주권 행사를 제약하는 요인이 개입된다면 이미 그것은 선거가 아니라 선거를 가장하여 국민의 주권을 유린하는 행위로서 반민주적 소치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선거가 과연 바람직한 공명 선거가 실시될 것인가 안될 것인가는 민주 선거의식 금석이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