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오륜 제2의 포기-「올림픽 권위 추락」부산물 남긴 「덴버」개최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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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 「콜로라도」 주민들이 지난 8일 4년 후인 제12회 동계「올림픽」의 개최를 투표로써 반대한데 이어 「덴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대회 포기를 정식 결정함으로써 76년 동계 「올림픽」은 새 장소를 찾아야 하게 되었다.
몰론 국제 「올림픽」위원회(IOC)는 앞으로 개최지를 추가 결정, 대회를 존속시킬 것이지만 최근 상업주의로 논란을 거듭해온 동계 「올림픽」은 이를 계기로 또다시 존폐의 도마 위에 오를 것임에 틀림없다.
「콜로라도」 주민들의 반대는 「로키」산맥의 자연환경보호와 5백만「달러」(약20억원)에 불과한 주 예산의 증액 때문이지만 「올림픽」의 권위 추락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부산물로 남겨놓았다.
「덴버」시가 개년 5월 「암스테르담」 IOC총회에서 「캐나다」의 「밴쿠버」, 「핀란드」의 「람페레」, 「스위스」의 「숑」과 치열하게 경합, 3차의 경합 끝에 「숑」에 39-30으로 이길 때만 해도 동계「올림픽」은 그런대로 권위있는 젊은이의 제전.
그러나 금년의 「삽보로·올림픽」을 계기로 상업주의와 귀족주의로 비난을 받아 페지론까지 제기되어 온 터에 이번에 근대「올림픽」사상 초유의 반납조치가 나왔으니 앞으로 폐지론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IOC 내부구조로 볼 때 「올림픽」 이상주의를 추구해온 「에이버리·브런디지」 전 위원장과는 달리 현실에 예민한 「미카엘·킬러닌」 위원장이 문제 해결의 열쇠를 가졌다고 보면 동계「올림픽」의 존속은 필연적인 것이라 하겠다. 「덴버」시의 반납결정 직후 미국내의 「스퀘어·텔리」와 「레이크·플래시드」, 「캐나다」의 「밴쿠버」, 그리고 「인스브루크」 「그러노블」 「숑」「가르 미슈파르텐 키르헨」 「코르티나탐페조」등 「유럽」의 저명한 「스키」산업도시가 기존 시설을 이용한 대회인수를 제의해 오고 있어 개최지에 관한 한 문제는 없다.
한편 「덴버」시의 반납이후 IOC위원장단 회의가 13일「로잔」 본부에서 열렸으나 대비책은 미결, 따라서 내년 2월의 IOC집행위원회가 「덴버」이후의 사태를 수습할 예정이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차기대회 개최지가 결정되겠지만 그후에도 상업주의나 귀족주의는 존속될 것으로 여기에 「유럽」의 「스키」 산업국가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동계 「올림픽」은 앞으로도 폐지론의 도전 속에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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