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에 등돌리는 '박근혜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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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이상돈, 손수조, 이준석(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해 총선 때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맞붙었던 손수조(28) 전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회(미세위) 위원장이 8일 페이스북에 “새누리당은 청년의 열정을 결국은 허망함으로 돌려주고야 말았다”는 글을 남겼다. 최근 위원장 임기를 마친 그는 “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미세위를 해체시켰다”고 비판했다. 총선 당시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화제를 뿌렸던 손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에 직격탄을 던진 것이다. 차기 미세위원장엔 이상협(30) 전 열린북한방송 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앙 청년위원장이 바뀌면 중앙 미세위도 바뀌고 지역의 경우 시·도당 위원장이 바뀌면 산하 청년 조직이 다 바뀐다”며 “청년들이 당 안에서 계속 길러지는 게 아니라 윗사람에 따라서 물갈이되는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안철수 의원이 청년들이 성장을 통해 정치권에 진입하게 하는 사다리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는데, 정작 제1당인 새누리당이 청년 정치인 양성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해 총선 전 ‘박근혜 비상대책위’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쓴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원 출신으로 대선 때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전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 탈당 의사를 밝혔다.

 역시 비대위원 출신으로 한때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이준석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도 기자와 통화에서 “논문 표절 문제로 탈당했던 문대성 의원을 복당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는데 탈당 당시와 지금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며 “ 명분 없이 복당을 받아들인다면 개혁 퇴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돈 교수는 “대통령이 비대위 시절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정책·비전과 인적 쇄신,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국민대통합, 강력한 정치 쇄신, 검찰 개혁 등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김 전 위원장이 탈당하려는 마음을 이해한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총선을 앞둔 2011년 말 위원장에 추대된 박근혜 대통령이 "재창당보다 더 강력한 개혁을 하겠다”며 외부 인사 6명과 당내 인사 4명으로 구성했다. 당명 개정(한나라당→새누리당)과 로고·당 색깔 변경 등을 주도하며 당 쇄신을 이끌었다. 비대위원 출신의 한 인사는 “비대위원 11명 중 지금 박 대통령을 돕고 있는 원외 인사는 주광덕 정무비서관뿐”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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