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식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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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래 전부터 시작된 경향이지만 주부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 것 같다. 요리 학원은 물론 요리 무료 강습에 모여드는 주부들을 보면 쉽게 짐작이 간다.
그런데 균형 있고 영양 좋은 식단이란 사치스럽고 복잡한 조리 방법으로 만든 식단이 아니고 우리의 영양 필요량을 고려하여 가장 합리적으로 꾸민 식단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의 종류는 꽤 많기 때문에 그들을 골고루 몸 안에 섭취하려면 결국 식품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우리들이 먹는 식품의 가지 수가 많아지면 영양적으로 보아서 두 가지 면으로 효과를 얻게 된다. 그 하나는 그들 식품이 제각기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얻는다는 점과 다른 또 하나는 가지 수가 많은 식품이 서로 합치게 되면 서로 서로 상호 보족 작용을 해서 균형이 이루어지며 이로 인하여 그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영양가보다 그 이상의 영양가로 질적 향상이 있다는 것이다. 쌀밥보다 혼식이 좋다는 이유도 이러한 영양적인 원칙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나라의 경우 최근에 실시한 전국 영양 조사의 결과에서 보더라도 먹고 있는 식품의 가지 수가 도시 지역이 60종, 농촌 지역이 53종, 산촌 지역이 36종 (이들 종류는 영양 조사 기간 중의 수치임)으로 되어 있어 그들의 실제 건강 상태와 매우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식품의 가지 수란 식단의 재료로 쓰이는 원식품의 종류를 말하는 것이며 밥상 위에 올라오는 요리명의 가지 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식단의 결점 중 가장 큰 문제는 양질의 단백질 식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즉 고기·생선류·우유·달걀·콩 및 콩 제품이 부족 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양질의 단백질 식품은 그 값이 비싸서 문제가 된다. 우리의 영양 생활은 가정의 경제 정도와 관계가 깊고 특히 가정 주부들의 영양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큰 문제가 된다.
물론 단백질의 질적 문제도 생각해야 되겠지만 일반적으로 보아 콩·생선·달걀·우유·돼지고기·쇠고기의 순으로 경제성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데서 오는 또 다른 결점으로는 비타민 B군 (특히 B2) 과 「칼슘」의 부족이다. B군은 주로 육류·생선류·두류·잡곡 등에 함유되어 있으며 「칼슘」은 우유·생선 (특히 멸치), 그리고 가을철 농촌에 많은 메뚜기 등에 많다.
이상과 같이 우리 식단에 부족 되기 쉬운 영양을 참작하여 좀더 개선함으로써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영양 섭취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정렬 <덕성여대 교수·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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