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렌즈' 삽입술로 10분이면 끝 … 근·원·난시까지 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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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원장(오른쪽)이 빛의 굴절도를 이용해 카메라 인레이 수술을 받은 환자의 근·원·난시 교정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김현진 기자]

40대 이후 노안 증세가 오면 의지와 상관없이 가까운 거리의 물체가 또렷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도넛 모양의 렌즈만 넣으면 노안은 물론 근·원·난시까지 한번에 교정할 수 있는 수술법이 등장했다.

노안은 먼 곳과 가까운 곳의 초점을 맞추는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수정체를 양끝에서 붙잡고 있는 근육(모양근)이 노화돼 힘을 잃기 때문. 볼록했던 수정체가 평평해지고 이완된다. 이렇게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면 가까운 사물을 볼 때 충분히 두꺼워지지 않는다. 그 결과, 초점이 망막 뒤쪽에 맺히면서 물체가 흐릿하게 보인다.

 기존 노안수술은 양쪽 눈 시력을 임의로 차이가 나게 만드는 ‘모노비전’ 원리로 시력을 교정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안이 진행되면 재수술할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 각막을 깎는 기존 노안교정술은 깎은 부위에 살이 다시 차오르면서 교정효과가 떨어지기도 한다.

 최근 카메라 인레이 수술은 각막을 깎지 않으므로 재발 우려가 낮다. 도넛모양의 인레이 렌즈를 각막에 삽입하는 시술이다.

 카메라 인레이는 유럽을 비롯한 49개국에서 2만3000건 이상 시술되는 노안교정술이다. 총 지름 3.8㎜, 가운데 조리개의 지름은 1.6㎜다. 머리카락 두께의 4분의 1 수준(5마이크로)에 불과하다. S&B안과 김준현 원장은 “캄라 인레이(Kamra inlay)라고도 부르는 카메라 인레이는 노안에 효과적인 수술법으로 평생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눈을 찡그리면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 선명하게 보이는 원리를 이용했다. 눈의 가장 바깥쪽 부분인 각막에 렌즈를 삽입한다. 조리개(지름 1.6㎜)의 구멍을 통과해 초점이 잡힌 빛만 눈에 들어와 망막에 상을 맺는다.

초점이 맞지 않는 빛은 차단한다. 따라서 초점 정확도가 높아져 가까운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근시가 있다면 라식수술 후 렌즈를 삽입한다. 노안의 근·중거리 시력을 회복시킨다. 인레이 표면에는 레이저로 처리한 고정밀 미세구멍이 8400개나 있어 각막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 10분에 깨알 글자 읽어내

수술시간은 불과 10분 안팎. 검사시간까지 포함하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수술 후 봉합·인대가 필요 없다. 시력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며칠 정도다. 김준현 원장은 “백내장 환자라면 이 수술을 권하지 않지만 수술 후 백내장이 발병했더라도 백내장 수술을 추가로 받는 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회복을 빨리 하려면 돋보기를 최대한 멀리한다. 돋보기 없이 읽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처방한 안약을 사용한다.

 김 원장은 “S&B안과가 환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수술 직후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3%가 수술 결과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실제 수술 후 회복기간 중인 환자 100명 중 92명은 휴대전화의 키패드나 문자메시지를 안경 없이 읽는다. 김 원장은 “일반적으로 수술 후 24시간 이내에 시력 향상 효과를 본다”며 “다만 안구건조증이 심하거나 심각한 약시·사시, 황반변성, 녹내장 등 질환이 있다면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글=정심교 기자
사진=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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