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먼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서양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하체가 튼튼치 못하여서 불평을 말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중년이후의 여자들은 다리가 약해서 단거리를 걷는데도 무게부담을 느껴 애를 쓰는 것을 흔히 본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여러 방면으로 연구를 한 결과 무기질의 불균형한 대사로 빚어진 결과라고 말한다.
무기질 중에서도 특별히 아주 적은 양을 요하는 아연(Zn),「카드뮴」(Cd), 불소(F)등의 부족으로 뼈가 다공성이 되어 쉽게 부러지든지 골절이 되며 또 뼈가 약해지는 현상을 초래한다고 동물실험에서 증명하였다고 한다.
그러면 왜 전에는 크게 문제되지 않던 이러한 무기질들이 요즘은 큰 문제가 되며 특히 동양이나 발전도상 국가의 사람들보다도 서양사람들에게 더 문제가 되는 것일까,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서양에서는 요즘 집안청소도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모두 빨아들이며 길도 모두 포장이 되어 있어 먼지를 도무지 구경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텁텁하게 떠돌아다니는 먼지 가운데에서 이러한 미량의 무기질을 자동적으로 흡입해 들였던 것이 도무지 이런 기회가 없어진 데다가 특히 식사에도 이점을 고려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먼지의 필요 논을 펴는 학자도 있다. 여하튼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심지어 먼지까지도 제 나름대로의 구실을 안 하는 것이 없나 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며칠 전 극장 앞을 지나다가 유달리 많은 젊은이들이 대낮에 극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본 일이 있다. 나는 그 때 문득 젊은이들이 맡은바 임무를 묵묵하게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여가를 선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그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김숙희:<이대교수·영양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