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만 누르면 TV화면에 신문기사가「전파신문」영서 곧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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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런던=박중희 특파원】단추 하나만 누르면 TV화면에「신문기사」가 나온다. 그날의 국내외 주요「뉴스」·경제기사·경기「스코어」·기상 개황 등…원하는 대로 골라잡아 읽을 수 있다. 이를테면 TV를 시청하다가 갑자기 내일 떠날 휴가 때의 날씨가 궁금해지면 단추 하나만 누르면 내일의 날씨가 화면에 인쇄되어 나타난다. 가리켜『전파신문』이다. 이곳에서 이름짓기는「시팩스」(ceefax).「매스컴」발전의 한 혁명을 의미하는 이『전파신문』은 영국「킹즈우드·워런」연구「센터」의 기술진에 의해 개발, 내년 여름께는 시험방송을 내고 2, 3년 안에 실용화 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의 시험방송에 등장할 기사종목은 약 30종목. 국내외의「톱·뉴스」를 비롯해 정치·경제·사회·문학·「스포츠」등 기사는 물론 시사만화까지 곁들여 있다. 읽고 싶은 기사는 TV수상기에 부착된 소형 숫자만의 단추를 눌러 고를 수 있다.
단추는 숫자만에 연결되어 있는「컴퓨터」화된 정보저장「탱크」에서 해당기사를 선택, TV화면에 투사해 준다. 수시 방송되는 기사들이 항상 저장됨으로써 시청자들은「조간」이건「석간」이건 언제든지 시간 나는 대로 끄집어내 읽을 수 있다.
「시팩스」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TV수상기에 부착된「시팩스」장치는 정상적인 TV「프로」의 방사 중에 생기는「갭」-찰나적인 중단상태-의 시간에 고속으로 보내진 기사를 받는다. 이러한「갭」은 보통 1초당 50회의 비율로 생기는데, 이 사이에 기사를 받아 저장해 두고 계속적으로 새로운「뉴스」로 교체되는 것이다.
녹화능력을 가진 정보저장「컴퓨터」라 해도 그 기능이 간소화돼 부피도 크지 않고 가격 면에서도 1대에 약 2백 40「달러」(약 10만원)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 이「시팩스」는 현존의 흑백 또는「칼라」TV에 부대 시켜 그대로 쓸 수 있으므로 앞으로의 보급 가능성은 엄청나게 크리라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시험방송과정에까지 들어간「시팩스」이지만 아직은 성능 면에서 제한된 초기단계에 있다. 따라서「방사」될 기사종목과 아울러 기사내용도 자연 요약형식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정도이다.
결국 그 체제, 또는 내용이 보통 신문을 따라가기는 요원하거나 불가능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TV「프로」의 동시녹화 또는 재녹화를 가능케 하는「비디오·카세트」의 등장 등 계속되는 각가지 전파수단의 기술혁신을 감안할 때 앞으로 전파신문의 급격한 발전은 혁명적인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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