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입은 유통가 '미리 크리스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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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유통업체마다 경쟁적으로 독특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여의도 IFC몰은 드레스와 조명 등으로 만든 3층 높이의 대형 트리를 실내에 설치했다. [사진 IFC몰]

12월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린다. 주말 쇼핑 때면 ‘미리 크리스마스’ 기분도 마음껏 낼 수 있다. 유통업체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비용 안 들이고 사진 촬영 나들이하기 참 좋다.

 현대백화점은 영상을 활용한 독특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였다.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의 커다란 벽에 미국의 팝 아티스트가 만든 캐릭터 영상을 투영한 것이다.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매 시각 작품이 상영된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메시지 서비스를 더했다. 영상이 끝난 뒤 현대백화점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스마일’과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주제로 올린 고객의 사연과 사진이 5초 간격으로 흘러나온다. 현대백화점 한수영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일반 시민들의 웃는 모습과 행복한 사연을 통해 불황의 스트레스를 잊고 새해를 힘차게 맞아 보자는 취지”라며 “단순한 볼거리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과 미디어기술을 활용해 고객과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의 IFC몰은 패션 중심 복합쇼핑몰 컨셉트에 맞춰 여성들이 동경하는 ‘드레스’를 주제로 미술작품처럼 독특한 트리를 설치했다. 12m의 3개 층 높이 초대형 트리를 20여 벌의 드레스와 조명등을 쌓아 올려 만들었다. 조명등 사이로 드레스의 재질과 패턴까지 드러난다. 트리 외에도 IFC몰 곳곳에 드레스 모형 같은 샹들리에가 설치돼 이색적인 패션몰의 분위기를 살렸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백화점 건물 높이와 같은 15m의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웠다. 조지 발란신의 창작발레 ‘주얼’에서 영감을 얻어 보석을 테마로 54개의 대형 선물상자를 쌓아 놓은 모양을 연출했다. 에메랄드·루비·다이아몬드 등 3막으로 구성한 발란신의 작품처럼 세 보석의 화려한 빛깔을 표현했다. 조명이 들어오지 않는 낮에도 특수필름을 활용해 보는 각도와 날씨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준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백화점 앞 광장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가운데 구멍을 내 고객들이 트리를 통과해 다닐 수 있도록 했다. 루돌프 뿔이 달린 트리 안에는 만화경이 움직이는 듯한 영상을 설치해 트리 속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즐거운 우리집’이라는 주제로 본점 건물 외관 전체를 창문에서 불빛이 흘러나오는 따뜻한 가정 같은 느낌으로 연출했다. 층마다 선물상자를 옮기는 모습, 크리스마스 과자집,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 등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담았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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