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절위장회의는 적시였다 북의 정권전능의 기구화 배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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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의 남-북 관계를 그대로 방치해두었다가는 7·4공동성명이 전보다 더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절 위가 적시에 열린 것 같다.
상호비방금지조항이 거의 휴지 화되었다는 현실과 공동의 발족이 늦어졌다는 사실이 토의의 중심이 되었을 것 같다. 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그들의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비방태도와 그들이 말하는 남한의 고답적인 비판태도의 차이 등은 한번은 다듬이질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조절 위 구성에 있어서도 북한측은 비약적인, 따라서 비현실적인 정권전능의 기구를 구상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조절도 이루어져야 될 것으로 본다.
우리로서는 상대방의 절제를 먼저 요구해야 할 것이며 형식적인 남-북 조절 위의 발족은 그렇게 시급한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북 조절 위는「호틀라인」과 이번 회의로 말미암아 실질적인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데 비해서 비방이 계속된다면 모처럼의 남북대화가 상호불신과 혐오 속에 생명을 잃을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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