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차량의 완전 폐차

교통부는 지난 6일 노후 「버스」 완전 대체 방안을 마련하여 15년 이상된 차량 5백4대를 3개월 이내에, 10년 이상된 차량 4백62대에 대해서는 이를 6개월 이내에 모두 새 차로 대체토록 하는 개선 명령을 내리고, 이에 소요될 대금 조달을 위해 기계 공업 육성 대금에서 7억원을 방출하기로 했다 한다. 이러한 교통부의 계획은 낡은 차들이 도처에서 사고를 많이 내고 있기 때문에 만시지탄이 있으나 타당한 일이라고 하겠다.
지금,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는 내구 연한이 훨씬 지난 털터리 노후 차량들이 그대로 굴러다니고 있어, 이 때문에 큰 교통 사고를 내고 그 때마다 승객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음은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다. 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영업용 「버스」중에서도 그 16%에 달하는 9백66대가 당장 대체되어야 할 고물 차로 집계되고 있다. 자동차의 사용 연한을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선진국에서는 5년 이상 되는 차는 원칙적으로 폐차키로 돼 있다.
그런데 그러한 내구 연한의 3배나 되는 15년 이상을 굴러다닌 털터리 「버스」들이 아직도 승객을 싣고 다닌다는 것은 처음부터 위험을 만재한 채 죽음의 행진을 하고 있는 격이나 다름없다. 치안국 조사에 의하면 2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대형 운수의 41·6% 정도가 「정비 불량」으로 밝혀져 있으며 그것도 10년 이상의 노후 차이기 때문에 정비가 거의 불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노후 차의 폐차에 있어서 주의할 것은 단순한 연한에 따라서 일률적으로 규제할 것이 아니라, 매연 차·「디젤」차 등부터 폐차하거나 정비하도록 하여야만 할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우리 나라 몇몇 도시의 공해는 전세계를 통해서도 최악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해 방지를 위해서도 이들 매연 차량에 대하여서는 우선은 매연 방지용 정화기 부착 등을 강제하여야 할 것이요, 이로써도 구제될 수 없는 불합격 차는 모조리 폐차 처분하여야만 할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공해에 대하여 지나치게 무관심한 교통상국의 처사는 시민들의 공적을 사기에 족하다고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것은 폐차된 차의 관리 문제이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사용 연한 초과로 폐차된 노후 차들이 싼값에 팔려 가서는 지방에서 다시 등록되어 운행되고 있어 대형 「버스」 사고를 야기 시키고 있다는 것도 치안국의 조사 결과 밝혀진 사실이다. 서울 등 대도시는 길이라도 포장되어 있고 또 곳곳에 정비 공장이 있기 때문에 노후 차라도 사고를 낼 확률은 적으나 도로 포장 상태가 나쁘고 변변한 정비 공장조차 없는 지방의 비탈길은 노후 차가 달리는 경우에는 사고가 날 것은 불문가지이다.
이러한 위험한 노후 차량을 재등록 해주고 있는 지방 당국에 대하여 교통부는 보다 감독을 철저히 해야할 것이요, 다시는 폐차된 차가 재등록되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을 강구해주기 바란다.
교통부는 신 차 대체 자금으로 기계 공업 육성 자금을 방출할 것이라고 하는바 이 경우에도 과거와 같이 지입제 영세 차주들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시내 교통을 담당할 대기업 운수 업체를 중점적으로 육성하도록 노력하여야만 할 것이다. 시민 교통의 신속성과 안전 문제는 시민의 사활 문제이다. 이 중요한 기능을 일부 영세업자에게 맡겨 놓음으로써 정비 불량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으며 교통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피해자에게 막대한 손해와 부상을 주고 있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부는 시민의 안전을 위하여서도 「버스」 운수 업체의 기업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기 바란다.
이와 함께 자동차 정비 공장이나 자동차 고물상, 세차장 등에 대해서도 감독을 보다 철저히 하여 대규모 업체로 통합하는 것을 지도하여야만 할 것이다. 현재의 군소 정비 공장이나 고물상·세차장 등은 일반적으로 장물 매매 장소로 전락, 범행 차 은닉·범행 차 수리 등을 업으로 하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 기회에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범죄를 근절키 위해서도 대폭적인 정비가 요망된다고 하겠다.
교통부는 노후 차의 신 차 대체와 관련하여 시민의 안전과 쾌적한 통근을 위하여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