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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소년 코난' 그 성공 뒷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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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TV애니메이션 한 편을 분석한 2백68쪽짜리 책이 막 도착했다. 누런 갱지 표지에 흰색 잉크로 쓴 제목이 눈길을 끈다. '1982, 코난과 만나다'(스튜디오 본프리.1만3천원.사진)다.

"만화영화를 뭘 분석까지 한담"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요즘 서점에 안 가본 사람이다. 애니메이션을 종횡으로 분석하는 것이 얼마 전까지 대세를 이뤘다. 그 추세는 감독론.작품론으로 이동 중이다.

1997년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의 세계'를 통해 국내 최초로 애니메이션 감독론을 선보였던 황의웅(33)씨는 이 책을 통해 좀더 깊은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이 책은 미야자키 감독이 만들어 NHK가 78년 방영한 '미래소년 코난'에 관한 얘기다. 82년 KBS-1TV로 방영된 이래 수차례 재방송으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작품이다.

황씨는 다양한 국내외 자료를 분석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제작 뒷얘기를 들려준다. 그는 "국영방송이 감독에게 전권을 주고, 감독은 최고의 스태프를 모아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데서 작품성공의 비밀을 풀어낸다.

또 원작인 알렉산더 케이의 '멸망의 파도'가 미야자키에 의해 어떻게 수정되고 발전됐는지, 발가락 묘기를 비롯한 코난의 매력은 무엇인지,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워터 월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미야자키 작품에서 핵전쟁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이 각양각색의 사진 및 그림과 함께 조목조목 설명돼있다. 당시 닛폰애니메이션이 준비한 기획안 원안, 미야자키 감독의 상세한 작품 연표 등은 덤이다.

책을 다 읽고나면 어느새 주제가를 흥얼거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푸른 바다 저멀리/새 희망이 넘실거린다/…/달려라 코난 미래소년 코난/우리들의 코오난."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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