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제천·영월지구의 수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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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8·19홍수로 인한 처참한 수해상황의 전모가 두절된 도로를 뚫어가며 생명의 위험을 무릅쓴 보도진의노력으로 이제 완전히 드러나고 있다.
생명의 안전을 걸면서까지 단양·제천·영월지구의 수해보도에 정신하고 있는 신문기자들의 노고는 다시 한번 자긍할 만하다.
이들의 보도를 보면 이번 홍수는 수해라기 보다는 천지개벽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홍수의 발자취는 지도마저 바꿔 놓을 지경이라 한다. 논밭은 모래밭으로 변하고 집터마다 흔적이 없고 문짝이며 지붕조각에서 간신히 그 옛날의 인적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고립된 단양지역은 군청과 경찰서도 물에 잠겨 공문서마저 못쓰게 된 형편이며, 아직도 육로교통이나 철로가 완전 두절된 상태라 긴급구호도 「헬리콥터」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이다. 영월읍의 침수도 처참하였으며 주택가에서 쏟아져 나온 쓰레기만도 「트럭」2천대분이 넘을 것이라 한다고 제천군에서도 피해는 막심하였다. 이들 지역의 이재민들은 아직도 학교에 수용되어 있어 굶주림과 병마속에서 고생을 하고 있다. 다행히 내무부와 건설부에서 현지에 출장하여 구호작업을 벌이고 있어 당장의 구호는 베풀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재민들은 식수도 없고 소금도 없으며 쌀도 없는 상황하에서 있는 것이다.
김내무는 1개월분의 구속식량을 공수하라고 지시했다고 하며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들 지역을 군장비까지 지원받아 긴급 복구하도록 하였다.
이 밖에도 강원도 등지에는 탄광이 폭우로 갱도가 무너져 휴업조치를 취하고있다 한다. 탄광측은 광부들을 휴직 처분한 뒤에 근로기준법 조를 들어 천재지변에 의한 휴업기간중에는 노임을 지급치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 사정을 이해할 수 있지만 역시 가슴아픈 일이다.
또 충북과 강원도지방은 도로와 철도의 두절로 인하여 생활필수품이 품귀상태이고 재고품마저도 값이 상승하고 있는 형편이다.
뒤늦게 밝혀진 이 수재보도를 보면서 이 지역의 수재에 대한 보고가 이렇게 늦어진 이유는 무엇이며, 또 왜 이다지도 끔찍한 수해가 일어났는가를 마지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궁극적으로는 치산치수가 옳게만 되어있었더라면 이러한 침수소동과 홍수재해는 당하지 않았을텐데 치산치수사업에 지나치게 등한했던 것이 이번 사태를 몰고 온 원인이라고 할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라도 남한강을 비롯한 범람상습하천의 보수에 전력을 경주하여야만 할 것이다. 건설부에서는 뒤늦게나마 한강수역의 수량조절작업을 추진할 것이라 한다.
박대통령도 충북과 강원도의 수해지구를 시찰하고 수재민을 위로하는 한편 수해복용대책을 펴도록 관계장관과 도지사에게 지시했다. 또 박대통령은 현지에 있는 김내무와 장건설에게 파손된 가옥에는 수리비를 융자하도록 지시하고 강원도지사에게는 복구사업비를 도비에서 최대한 투입하도록 하고 광부들에게도 생활대책을 해주도록 지시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는 피해복구보다도 시급한 것이 재민들의 구호가 아닌가 한다. 수재농민들과 수재광부들에게 생활대책을 시급히 강구하고 이들을 우선 굶주림과 병마에서 시급히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는 생활터전을 잃은 농민들에게 항구적인 생활대책을 강구해 주어야만 할 것이다. 상습적인 침수농지에서 농경생활을 하고있는 농민들은 가능한 한 전업하게 하는 방향을 강구하여야만 할 것이다.
또 사양산업인 광업의 경우도 주유종탄정책에서 주탄종유정책으로 전환하였기에 전망이 밝은 것 같으나 낙후된 시설과 낙후된 기술로써는 수지전망이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석탄산업의 육성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단양·제천 등지의 복구사업을 근본적으로 강구하여야 할 것이요, 재민구호에도 전력을 경주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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