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놀이공원 같은 신차 출고장 '아우토슈타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자동차 무인 출고 타워 아우토슈타트의 20층 높이의 쌍둥이 빌딩인 아우토튀르메(출고 타워). 각 건물마다 400여대의 출고차량이 무인화 로봇에 의해 차곡차곡 쌓여있다. 차량은 타워에서 800m 떨어진 공장과 연결된 지하 통로로 옮겨진다. 출고 타워는 고객과 자동차 회사가 만나는 접점이다.

독일의 대표적 자동차 테마 파크인 아우토스타트(Autostadt). '자동차 도시'란 뜻의 이 테마파크는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독일 하노버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이 곳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투명 유리로 지어진 20층(높이 50m) 규모의 원형 타워다.'아우토튀르메'(Auto T?rme)이다. 매일 400여대의 차를 고객에게 넘겨주는 장소다. 이 타워와 인근의 폴크스바겐 자동차 공장은 지하터널로 연결돼 있다. 터널 길이는 800m 에 달한다. 이 터널을 통해 1분마다 새 차가 타워로 옮겨진다. 타워에서 일하는 사람은 없다. 로봇들이 차를 쿤덴(Kunden.고객)센터로 실어 나른다. 거기서 차는 번호판을 달고 기다리던 주인에게 넘겨진다. 새차주는 기념사진을 찍는 등 가족행사를 한다.

5일(현지시간) 이 곳에서 만난 독일인 해리스(40)씨는 "독일인들은 새 차를 출고하는 것을 아이나 애완견을 입양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많은 독일인들이 가족과 함께 아우토슈타트로 가서 직접 차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준중형차인 '골프'의 키를 받았다.

아우토슈타트는 폴크스바겐 그룹이 1996년 자동차 공장을 지으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2000년 하노버 국제 박람회때 폴크스바겐은 6000억원을 더 들여 지금의 테마파크를 만들었다. 이 파크의 규모는 축구장 25개의 넓이다. 이 곳에 자동차 박물관과 폴크스바겐.아우디.벤틀리.람보르기니 등 자동차 브랜드별 전시관, 호텔 등 15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드넓은 잔디밭, 강물 같은 인공 호수와 기하학적인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조각 공원'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금까지 이 곳에는 10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 갔다. 이중 15%는 해외 관광객이다.

국제영업담당 부사장인 제노 캐쉬바우머(43) 박사는 "딜러들이 자동차를 팔고 차를 넘겨 주면 자동차 회사는 고객과 만날 기회가 전혀 없다"며 "아투토슈타트는 고객과 회사가 직접 만나는 장을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판매하는 폴크스바겐 차량의 20%가 이 곳에서 새주인을 찾는다.

아우토슈타트의 또 다른 명물은 콘체른포룸(Konzern Forum)이다. 이 건물에 있는 어린이교통교육센터는 횡단보도와 철도건널목 등을 건너는 방법을 점수로 매겨 '면허증'을 준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 문화를 체험하는 곳이다. 1인당 14유로(약 1만8000원)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에어백이 터지는 충돌 사고 등을 체험하는 시설도 있다. 상상 속의 자동차를 컴퓨터로 디자인해주는 로봇도 있다. 360도로 회전하는 영화관에 들어가면 '세상에 안전한 곳은 없다'라는 영화를 틀어준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514만대를 판 세계 4위 자동차 업체이다.120조원(890억유로)의 매출에 2조1000억원(16억2000유로)의 영업이익을 냈다. 독일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하는 등 유럽 1위 업체다.

볼프스부르크(독일)=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