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레저」…수영「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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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레저·붐」과 더불어 수영을 즐기는 어린이들이 부쩍 늘어 수영계의 장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수영은 아직까지 우리 「스포츠」계서는 빛을 못 보는 종목. 과거 「아시아」 경기 대회에서 2회나 준우승한 한국이 현재 「자카르타」에서 열리고 있는 제3회 「아시아」「에이지·그룹」에서는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사실만을 봐도 수영의 그 후진성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 수영 「붐」은 수준 높은 기록이 10대의 청소년에 의해 수립된다는 수영의 특수성으로 보아 다른 종목에 비해 매우 고무적이다.
최근 서울 근교에만 3, 4년 사이에 20여개소의 수영장이 개설되었고 어린이회관·태릉수영장·YMCA회관·서울운동장에도 어린이 수영 교실 등이 열려 어린이들에게 수영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되고 있다.
수영 보급에 적극적인 YMCA 회관의 경우 지난 67년부터 어린이 수영 회원을 모집, 지금은 3개 반 3백60명 (1백20명씩)을 대상으로 수영 교실을 개설하고 있다.
이밖에 각 국민교도 수영부를 속속 신설, 특별 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어린이회관 등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데 지난 7월11일 열린 어린이 수영 대회 출전 선수 1백71명 중 1백41명이 어린이 교실에서 수영을 배운 선수들이다.
어린이 교실 강습료는 어린이회관, YMCA회관이 모두 월 1천5백원부터 2천원 정도.
수영은 본래 물에 대한 공포감과 동작에 습관이 없는 유아시절부터 배우는게 효과적이다. 인체는 물의 비중보다 가벼워 수영을 못해도 물에 가라앉지 않는다. 『물에 빠진다』는 개념은 물을 의식함으로써 몸의 일부 (특히 팔·다리)에 불필요한 힘이 가해져 몸의 균형을 잃고 코가 물에 잠겨 호흡을 할 수 없는 상태일 따름이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생후 2, 3개월짜리 유아를 실험, 본능적으로 헤엄칠 수 있음에 착안하여 생후만 1살에 헤엄치고 2살이면 잠수와 「다이버」도 가능한 것을 알아냈다.
미국·일본에서는 3살부터 「스위밍·클럽」에 나가며 벌써 10∼15년 전부터 권장돼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최하 5살짜리가 수영장에 나오지만 수영이 아니라 고작 「물장난」에 그치고 있다. 수영은 자기 보호를 위한 필수의 체육인만큼 어린이 수영 「붐」은 당연하며 올 들어 「스포츠」로서의 성인 수영이 오히려 둔화된 느낌이니 만큼 『물놀이 인구』를 『헤엄치는 인구』로 빨리 전환시킬 대책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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