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사채는 동결 해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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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통령의 긴급명령이 발동된 3일 아침 태완선 경제기획원장관, 남덕우 재무장관, 이낙선 상공장관 등 경제 3부 장관과 김성환 한은 총재가 합동 기자 회견을 갖고 이번 조치가 고도성장의 취약성과 부작용을 과감히 시정, 안정 성장의 재출발을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내년 이후부터는 연간 물가 상승율을 3% 내외로 억제해 가면서 환율을 4백원 대에서 안정시켜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회견에서 남덕우 재부장관은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채 동결 조치가 8월2일 현재 기업이 갖고 있는 사채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3일 이후에 발생되는 사채는 이 동결조치에 구애받지 않고 이자 제한 법상의 최고 이자율인 연 25% 범위 안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밝힌 다음 앞으로 사채 문제는 국회에서 통과된 단기 금융업 법, 상호신용 금고 법, 신용협동조합 법 등을 활용, 양성화 내지 조직화하는 계획을 적극 추진해 가겠다고 말했다.
남 장관은 당분간 사채 구득이 어려울 것에 대비, 8월중에 2백억원의 특별 금융 자금을 방출하겠다고 말하고 9일까지 사채 신고 결과를 보아 소액 사채는 동결을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태완선 경제기획원장관은 「코스트·푸쉬」 요인을 제거, 안정 정책을 강화하기로 한데 따라 기업가는 무모한 양적 확대를 지양, 원가 절감과 국제 경제력 강화, 기업 합리화 등에 적극 노력하고 가계는 근면과 절약의 자세로써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해줄 것을 요망했다.
이날 경제 3부 장관의 합동 회견 내용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물가 문제=환율 안정·공공요금 인상 억제·미가 조절·기타 조치 등으로 연간 물가를 3%선에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재정 운영=무리한 세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며 곧 구체안을 마련하겠다.
▲환율 문제=경쟁력 평가 환율을 기준 하면 일본·서독 등 8개 통화 강대국의 평가 변동과 식료품을 제외한 공산품의 교역 양으로 봐서 현재 선이 적정 선이다. 환율을 고정한다는 뜻이 아니고 다만 안정시킨다는 의미인데 국제 수지 동향과 생산성의 증가가 안정 여부를 가름 할 것이다.
▲미가 문제=아직 올해 추곡 매입가의 인상율을 결정한바 없다. 이론적으로 보면 최소한 물가 지수 상승률만큼 올려주어야 할 것으로 본다.
▲불황 문제=이번 조치로 민간 투자 활동이 회복되고 재무 구조가 개선되는 만큼 빨리 회복될 것으로 본다.
▲사채 문제=기업을 살리면서 사채도 적정 이자를 보장해서 회수되도록 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2천억원의 특별 금융 자금 지원 문제=현재 1조2천억원의 금융 기관 여신액 중 연리 12% 이하의 대출과 상업 어음 등 단기적 성격의 대출을 제외하면 5천3백억원이 남는다. 따라서 2천억원의 금융 자금은 이 5천3백억원의 대출에 대해 금액의 다과를 막론하고 30%를 대환 (1천6백억원∼1천6백50억원 소요) 하고 나머지 3백50억원 내지 4백억원은 물가 상승 요인이 있는 업체에 합리화 자금으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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