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낙도·벽지교사 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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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금년처럼 더운 해도 없다. 마구 치솟는 수은주의 상승으로 무더위와 이에 따르는 불쾌지수의 고역으로 진땀을 흘리는 이 여름이다.
그러나 우리 교육계에는 몇 가지 희소식이 알려져 흐뭇한 마음으로 납량의 기분이 되고 있다. 도서·벽지교육의 진흥과 그 교사의 우대, 군인 자녀에 대한 학비 감면, 교원승급 연한의 단축 등 검토가 그것이다. 지난 6월말께 나는 기회가 있어 목포 앞 바다에 산재하는 몇 군데 섬들을 찾아가 이른바 특수지 교육의 실정을 직접 알아 볼 수 있었다. 아동총수는 19명에 선생님 한 분 그리고 그 부인이 보조교사로 일하는 아주 작은 학교도 있었다. 그래도 생각과 달리 교사나 교실이 비록 작고 좁은 것이지만 아담하고 아름답게 가꾸어지고 선생님의 태도도 퍽 명랑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어 고마운 마음이 가슴을 뜨겁게 하였다. 너무나 외로운 이곳에서 즐거움을 모르고 몇 배의 고생스러움을 이기며 남의 몇 배를 노력하고 있는 이곳 교사들에 대하여 온 관심을 쏟아 마땅히 우대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직접 봄으로 말미암아 절감하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현행 법령으로 이미 이들에 대한 처우는 개선 시행되고 있으나, 그러나 바라고 싶은 것은 좀더 실제로 생활의 큰 도움이 되고 고생의 대가가 훗날 무슨 형태로든지 남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또한 중등학교 교사에게도 또 사학의 교사들도 같은 보장이 쥐어지고 보람을 줄 수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들째로 군인 자녀에 대한 학비 감면의 조치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바로 시행되기를 바란다. 전남 어느 군 출신 친구의 말이, 『나라를 위해서 온몸 바쳐 열심히 일하면 아이들 교육이야 국민이 시켜주시겠지 했는데 반드시 그렇지가 않더라』하던 생각이 난다. 군인 생활에서는 또 자주 전근이 있어 자녀교육에 큰 지장이 있는 줄 안다. 이것을 위해서 군인 자녀만을 위한 학교가 더 서야하겠고 아니면 기숙사·합숙소 같은 것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교육자의 자녀들에 대한 학비감면 조치도 포함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자기자식을 못 가르치며 남의 자식을 가르쳐야하는 슬픈 교육자는 없는지 모르겠다.
김병운<경희고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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