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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연구의 기능과 문제점|노벨 경제상 수상자「쿠즈네츠」박사 강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하버드」대 명예교수이며「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사이먼·쿠즈네츠」박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l)초청으로 11일 하오 동 연구원에서「경제연구의 기능과 문제점」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강연을 마친 다음 기자회견도 가졌다. <편집자 주>

<시간제약 받는 자료>
▲경제자료의 한계성=경제연구를 위한 기초자료, 즉 가계·노동·인구·생산 등은 거의 대부분을 부문별 종사자로부터 얻어야 하며 자료의 정학성은 사회의 발전도와 정비례 관계에 있다. 아무리 정확한 자료라도 그 자체로서는 의의가 없고 그것을 거시적 척도로 종합해야 경제계량에 사용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오늘날 사회의 변혁이 급격하기 때문에 주어진 자료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동안에 새로운 변동이 생긴다. 이것이 경제연구의 첫 번째 문제로 등장한다. 자료의 수집주체는 아무래도 정부가 되지 않을 수 없고 정부라는 것은 사회의 공동의식 체로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태도를 변화시켜 나간다. 그래서 자료의 수집과 검증이라는 2개의 단계가 모두 시간의 흐름에 제약을 받는다.

<자료통제할 힘 없어>
▲경제학자의 역할과 한계=경제학자는 주어진 자료를 받아들일 뿐 이것을 정확하게 통제할 힘이 없다. 사회의 계속적인 변화를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경제학자가 정부를 위한 경제자문 역할을 할 때 이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2년 이상 자문을 계속하는 것은 소망스럽지 못하다.
과거의 지식으로 급변하는 사회현상을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훌륭한 경제학자가 되려면 자기의 무식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기량과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
▲경제계량의 한계=경제계량은 가정과 전제를 두고 하는 것이므로 이 가정과 전제가 일단 무너지면 모든 계량적 접근은 허사가 된다. 후진사회는 이점을 미처 못 깨닫고 있는 것 같다. 경제정책 자체도 접근의 여건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대체이론 모색시작>
▲새로운 계량방법=국민경제를 계량하는 방법으로서 GNP접근은 과거 25년간 큰 역할을 해왔으나 지금은 이 방법에 대한 회의가 일기 시작했다. GNP접근이전의 방법은 노동과 자본의 생산성에「액센트」를 주는 생산함수접근방법이었다.
국민소득접근방법과 오늘날의 정확한 현실파악과의「갭」을 메울 대체이론의 모색이 시작되어 지금은 수량적인 경제분석으로 넘어가고 있으나 제사상을 포괄하는 변수들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새로운 잠재변수로서는「숨은 비용=서가의 상실」, 「숨은 보수=사회간접자본이 주는 편의성 등」, 「계산되지 않은 소득=주부의 서비스 같은 것」, 「자본의 감가상각의 완전한 계산」등이 있다. 이것이 앞으로 의미 있는 변수로 받아들여질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경제발전 론 연구문제=경제발전연구는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더욱 복잡하다.「마르크스」이후「슘페터」까지, 즉 1850년부터 1940년대까지는 경제발전 론의 연구가 없었다. 경제발전은 제도적 변화, 기술과학, 구조적 변화(산업 구조적 변화와 소비자 기호의 변화를 포함)가 주도하는데 오늘날 위의 3가지가 모두 유례없이 급변하기 때문에 경제발전문제를 연구하는 학자에게는 크나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필요한 국민적 합의>
▲후진국개발=선진국과 후진국의 개발이론이 일치될 수는 없다. 그러나 현대기술의 개발 필요성은 같이 느낀다. 후진국이 개발되려면 대가족제의 지양을 사회적 혁신과 더불어 정부가 법적인 제도의 정비, 사회투자 그리고 소득재분배의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 또한 사회발전에 따르는 부정부패는 부단히「체크」돼야하고 개발 방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야한다. <박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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