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회담 「잠복」양해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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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남북대화에 대처하기 위한 여야중진회담은 여야 총무선에선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이 계속되는 동안은 잠복시켜두기로 양해된 듯.
김재광 신민당 총무는 소속의원들의 반발을 의식해선지 8일 『공동성명에 관한 비밀청문회라는 명칭이라면 몰라도 중진회담이란 이름이라면 보고를 듣는 외에 다른 의도도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재로선 중진회담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현오봉 공화당 총무는 『여야중진회담 같은 것은 지금은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딴전.
공화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내 소장의원들의 반발이 거센 이런 때 서두르다간 일을 그르칠 것 같아 신중해진 것 같다.』고 풀이.
백남억 공화당의장은 「7·4남북성명」이 나온 뒤 당내의 서먹서먹한 회원들과 빈번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백 의장은 이른바 「4인 체제」의 당직자들과 관계가 소원해진 오치성·김재순 의원 등과 점심이나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하고 평소에 접촉이 뜸한 정일권 총재 상임고문을 신당동 자택으로 방문, 당내외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기로 하고 있다.
지난 6일 저녁 시내 C각에서 베풀어진 오치성·김재순 의원과 구태회·길전식·현오봉 총무 등 당직자들과의 합석 주연은 화해무드 조성을 위한 구 정책위의장 주최의 모임이었는데 그 옆방에는 백 당의장과 김진만 재정위원장 등이 따로 저녁식사를 했다는 것.
이러한 당내 친화조성 무드는 지난1일 박정희 총재가 『당 소속의원간의 결속을 한층 두텁게 하라』는 친서를 백 의장에게 보낸데다 82회 임시 국회가 개회되면서 백두진 국회의장의 사표처리문제, 7·4성명을 계기로 한 여야간의 어떤 모색을 앞둔 당내조화의 필요 때문이라고.
「여수발언」의 풍파까지 일으킨 주류의 이중재 의원과 비주류의 조연하 의원이 대결한 8일의 신민당 전남도지부 개편대회는 살벌한 분위기여서 작년의 시민회관 전당대회의 축소판 같은 인상.
대회장인 광주시내 국제예식장엔 아침 일찍부터 대의원 아닌 당원·응원부대(?)등 1천여명이 식장 주변에 몰려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식장건물과 거리전주엔 김대중·조연하씨 지지 플래카드와 포스터가 나붙었다.
조연하씨 측은 따로 식장 아래층인 2층을 빌어 자파당원을 수용, 시위를 벌이는 한편 각 지국당에서 20여명씩 동원, 식장 밖에서 「김대중씨 지지」위세를 벌이기도 했는데 동원인원은 조씨측이 1천여명, 이씨측이 2백여명이라고.
김영삼·유진산·이철승씨 지원를 받은 이중재씨는 이철승씨와 도보퍼레이드를 벌였고 조연하씨는 김대중씨와 나란히 수십명 당원의 호위를 받으며 입장. 【광주=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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