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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 박물관서 두번째 금석문 탁본전|「황산대첩비」등 전라·경기 지역 백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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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국에 산재하는 금석문을 연차 사업으로 탁본해 모으는 성대 박물관은 20일∼24일 동교 박물관 전시장에서 금석문 탁본전을 갖고 있다. 이번 전시품은 전라도와 경기 일부 지역에서 탁본한 50여종 1백점의 금석문이다.
「이순신 좌수영 대첩비」(3백5㎝)나 신라 헌강왕 10년에 세운 「지림사보조선사창성탑비」(2백64㎝) 등은 우선 그 규모로 관람객의 눈길을 모았다. 특히 송광사 경패 12개 (전남 승주군·보물 175호) 등 지금까지 문헌으로 정리되지 않은 금석문 16종 25점이 출품되었는데 그중 내용이 난해하고, 3천여 파편으로 깨져버린 화엄사 석각 화엄경은 복구시켜 탁본함으로써 대개 그 전모를 파악케 하였다.
지금까지 한국의 비문이나 기타 금석문은 일제 때 조선총독부에서 낸 「금석총람」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 책에는 일본에 대한 한인의 항거 기록 등 일본에 불리한 기록은 의식적으로 빠뜨리고 있으며 심지어는 이러한 비문은 거의 그들의 손에 파괴되다시피 했다. 이번에 전시된 「황산대첩비」의 탁본은 그들이 「다이너마이트」로 파괴시킨 흔적이 역연하여 우리 손에 의한 이들 금석문의 수집 정리의 필요성을 절감케 했다.
성대 박물관은 전국 금석문 탁본 5개년 계획의 첫해인 70년에 경남 지역의 40여종 80여 점을 전시한바 있으며, 이번이 그 2번째 갖는 전시회이다. 금년 여름에는 경북 지역, 그리고 73년에 충남」비, 74년에 강원 일대의 탁본을 끝내고. 이를 영인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지금까지 유일한 금석문 정리 책자인 「금석총람」 수록의 5백60점 보다 훨씬 많은 1천여 점이 수록된다. 노동에 가까운 노력을 들여야하는 이 탁본 사업은 조좌호 교수, 민병하 교수, 정봉화 교수, 이건해씨 (동구여중) 조동원씨 (박물관 연구원) 등이 하나의 「팀」을 이루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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