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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자연과학연구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대학에서 화학·물리학·생물학 같은 순수과학이나 약학·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종사하게되는 자연과학연구직은 아직 희귀한 여성직종의 하나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여성연구직은 20여명 뿐으로 이처럼 여성연구직의 수가 적은 이유는 대학에서 이과계통의 공부를 한 여성의 수가 근본적으로 적다는 것 외에 연구직을 필요로 하는 사설연구기관과 규모가 큰 개인회사의 부실연구소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여성연구직이 일할 수 있는 곳은 정부 각 부처의 산하연구소와 각 대학교부실연구소들인데 현재는 상공부산하의 국립공업연구소, 과학기술처의 원자력연구소, 서울시의 시립위생시험소, 국립보건원 등에만 여성연구직이 일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직은 모든 공무원에 해당되는데 일반직공무원이 5급을에서 시작되는 것과는 달리 이 경우는 신입연구사도 4급을의 대우를 받게 된다. 공무원이므로 대부분 공개경쟁시험을 거쳐 채용되지만, 종사자의 수가 적은데다 실험과 연구를 위주로 하는 분야이므로 때로는 학교의 추천을 거치게 된다.
다른 직업과는 달리 연구직은 주어진 연구 테마에 따라 실험을 거듭하는 직업이라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을 겪지 않는 비교적 조용한 직업이다. 국립공업 연구소 무기과의 연구관 (3급을)으로 근무하는 임공례씨는 『연구직은 계속 공부하는 직업이다. 연구사는 연구관이 주는 테마에 따라 연구를 계속하게되고 연구관은 해마다 자신이 연구 테마를 선정하여 그제목이 연구제목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매로는 1년 계획으로, 때로는 장기계획으로 연구에 착수하게 된다』고 말한다.
1천도이상의 고열에서 생산해 내는 제품인 시멘트·도자기·유리 등을 취급하는 요업과에 14년째 근무하는 안남순씨도 『연구직은 보수를 받고 공부하는 직업이다. 대학에서의 전공분야를 그대로 연구하는 것이므로 직장이라기 보다는 학교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처럼 실험실 안에서 연구와 실험만을 하기 때문에 상사의 간섭이 일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 연구직은 연구를 시작하면 하루, 이틀에 한가지 일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집에서도 최신과학서적을 읽고 최신과학지식에 정통해야 한다. 따라서 직장에서의 일이 가정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고 퇴근시간이 정확히 지켜지지 않는 단점이 다르게 마련이다.
『여성 연구직의 근무처가 정부기관이므로 상공업자의 기술지도도 더러 맡게 되지만, 연구결과를 작성, 학회에 논문을 제출하는 것이 가장 큰일』이라고 원자력연구소 방사선 생물학실에 근무하는 연구사 최순연씨는 그 보람을 설명했다.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은 전혀 없고 보수가 적은 흠이 있으나 생계을 책임지지 않은 여성이라는 입장 때문에 더욱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고 안남순씨는 말하며 자연과학을 전공한 여성들의 보다 많은 진출을 기대했다.
여성연구직 20여명 중 연구관급이 국립공업연구소에 4명, 국립보건원에 6명 등 10여명이 있는 것을 봐도 이 직업이 승진의 기회에 있어 여성에 대해 얼마나 개방적인가를 알 수 있다.
연구관급이 되면 대개 각 대학에 출강을 하게되고 연구사와 보조연구사를 두고 연구를 하게된다.
보수는 연구수당을 포함하여 초봉이 2만5천원 선이고 연구관급은 5만원 정도이다. <박금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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