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국제판화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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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아국제판화「비엔날레」(동아일보 주최)는 우리 나라에서 베푸는 단 하나의 국제 전. 금년 제2회는 재작년의 1회전에 비하여 훨씬 커진 느낌이다. 이번 참가 수는 30개국으로부터 4백50여 점이 출품되었다(l일∼20일 경복궁 현대미술관서 전시).
물론 출품작의 수준이 고른 것은 아니다. 아직은 초창기의 국제전이고 또 국제적으로 당당히 진출 못한 한국미술이기 때문에 그러한「핸디캡」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보면 이「비엔날레」에 대한 해외PR 및 출품의뢰의 통로가 잘 짜이지 않아 전체 수준이 고르지 못한 점도 묵과할 수 없겠다.
어쨌든 내용이 어떠하든 간에 남미와「아프리카」및 심지어 동구에서까지 출품할 수 있었다는 것은 하나의 소득이다. 그것은 곧 한국의 미술교류시장이 그만큼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어떠한 소득보다도 큰 한국판화 계의「플러스」는 이러한 국제 전을 직접 겪으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자극 받으리라는 점이다. 미술계의 관람 평은 대체로 주최국 측의 출품작이 엉성하다고 지적한다.
판화작가가 수적으로 적은 우리 나라인 까닭에 우선 양적인 압도가 불가능한 형편이지만, 『엉성하다』는 지적은 오히려 작품내용을 가리키는 말이다. 재료의 뒷받침이나「프로세스」의 숙달에도 문제가 있으나, 작품이 지니는 개성에 더욱 문제가 있다. 한국의 판화는 현대미술이란 허울좋은 외상 때문에 자칫 체취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상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송번수 작『팬터마임I·Ⅱ·Ⅲ』(한국)
▲길전수고 작『정오의 신비』(일)
▲「페터·밀튼」작『길2』(미)
▲「로페스」작『제라늄 꽃』(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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