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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징조… 미국 경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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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작년에 극심했던 미국의 경제 불황이 8월 15일 「닉슨」대통령의 신경제개책으로 「캠퍼」주사를 맞고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 1·4분기 중의 경제지수는 경기 회복이 가속화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가을 일어난 항만 파업이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생산 활동에 악영향을 미쳤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개인 소비가 활발해지고 주택·도로·공해 방지 등 건설 활동이 활황을 드러낸 결과 작년 4·4분기 중의 실질 성장율은 5.8%를 기록했다. 이 같은 강력한 경기 상승 「템포」는 금년에 들어서면서 가속화하고 있어 재고 축적이 시작되고 설비 투자의 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1·4분기 중의 경기 지표는 광공업 생산지수가 1·4분기 중 연율로 7.1%가 상승, 작년 4·4분기의 4.2%증가를 대폭 상회했다.
GNP는 명목으로 3백억불이 늘어났다.
생산의 상승은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민간 주택 착공은 지난 2월중 전년 동기비 49%가 늘어난 2백68만 호에 달했으며 둔화됐던 자동차 출고는 2월중 70만대 선으로 복귀했다.
빠른 경기 회복 「템포」를 뒷받침한 것은 소비 지출과 민간 설비 투자의 증가였다.
민간 설비 투자는 주택 건설 이외에도 2월 중의 가구, 내구 소비재 생산이 연율16%라는 성장율을 보였고 철강 생산은 작년 8월보다 46%나 상회했다.
설비 투자의 급증으로 자본재 부문도 경기 회복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공작 기계의 수주는 3월중 전월비 37%, 전년 동기비 73%가 증가했다.
특히 민간 기업 설비 투자의 경우, 작년은 전년에 비해 1.9%증가에 그쳤으나 올해는 전년보다 13%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 투자의 호조로 기업 수익도 크게 호전되고 있다.
「매그로힐」 「유·에스·앤드·월드·리포트」 등 권위 있는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산업 전체의 이윤 총액은 1·4분기 중 연율5백10억불(세공제)로 66년의 신기록인 4백99억불을 무난히 갱신하리라는 관측이다.
기업별로는 3대 자동차 공업 중 GM이 6억5천1백만불(이하 모두 세금 공제)로 전년 동기보다 7%가 늘어난 창업 이래의 최대 수익을 올렸고 「포드」는 2억5천2백40만불로49.2%증, 「크라이슬러」는 3억5천8백만불로 무려 2백3l.2%증가했다.
또한 전기·전자제품 「메이커」인 「하네웰」은 61%, RCA는 53%, 「뒤퐁」은 34%나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수익이 늘어났다.
미국 연방 은행은 6%선의 통화 공급 증가율을 계속할 방침으로 있기 때문에 연초의 경기 회복 현상이 본격적인 활황으로 연결되어 급년도 실질 성장율은 6.4%, GNP는 명목으로 1조1천4백억불에서 1조1천4백80억불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물자와 실업이다. 도매 물가는 작년 12월이래 3개월 동안 계속 뛰어올라 1·4분기 중의 GNP신장율 6.2%(연율)가 실질 성장률로는 5.3%밖에 안 되도록 작용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물가도 2월 중에 0.5%가 올랐다.
미국 경제는 경기 회복 과정에서 조업율이 높아지고 생산성이 향상하여 물가가 안정되는 특성이 있으나 이번에는 상승 기간이 너무 길다는 우려가 있다.
실업율은 3월에 5.9%로 다시 높아져 역시 불안감을 주고 있다.
활황 속에서 곧 취업율이 오르리라고 성급히 단정할 수 없는 것은 ①생산 회복과 고용 사이의 시차가 있고 ②대외 경잭 전환으로 군수 산업 노동자의 실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③산업 구조의 전환으로 낡은 산업 기술과 신기술 사이의 마찰적 실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미국 경기의 회복 뿐만 아니라 영국·서독·불란서 등 구주 각국도 작년의 경기 침체에서 탈출하는 등 세계 경기는 금년부터 다시 오르막길을 향할 것 같다. <현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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