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보다 두 김씨 더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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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 번째 단독국회의 첫 본회의도 지난 두 차례와 똑같은 과정을 거쳐 유회.
9일 아침 운영위는 16명중 신민당 소속 7명에 위원장까지 합쳐도 과반수에 미달, 이어서 문태준 위원장이 유회를 선포.
10시25분 장형순 부의장은 본회의장 의장 석에 나와 『의사일정이 마련되지 않아 유회됐으니 그렇게 양해해 달라』고 대사 외듯 급하게 말하고 김재광 총무 등 야당의원들의 야유소리를 뒤로 들으며 퇴장.
김종필 총리는 9일 방한 중인 「스페인」의 「페르난도·마르치·구와소·컴」수산청장을 만나 우리나라 원양어업에 대한 협조를 부탁.
68년 「스페인」을 방문했던 김 총리는 그때 만났던 「프랑코」총통의 건강도 묻고 『우리나라의 낙후된 어업의 활로를 위해 우리 어선에 「스페인」해역을 더 넓게 열어달라』고 했다.
「컴」청장은 『우리 국가원수에 대한 호의에 감사한다』면서 『비록 멀리 떨어진 나라지만 열강의 침입에 자주 부대낀 것이나 해양국이라는 점에서 공통성이 많다』면서 기꺼이 협조를 약속했고-.
조윤형 의원과 송원영 의원이 대결한 8일의 신민당 서울시지부대회는 대의원 1백80명이 전원 출석하고 전원이 표결에 참가.
표결결과도 조95, 송85 표로 전원 출석에 단 한 표의 기권도 무효도 없는 기록을 남겼다.
경쟁은 조 의원을 고흥문-김영삼계, 진산계, 왕당파가, 송 의원을 김대중계, 양일동계가 밀어 범주류와 비주류연합이 대결한데다 양파로 갈라진 40여 의원들이 지원에 나서 마치 전당대회의 축소판 같았다.
특히 조 의원은 지명전 때 김영삼씨의 대리인이었고, 송 의원은 김대중씨의 한팔이기도 해서 두 경쟁자 못지 않게 두 김씨의 상기된 얼굴이 눈길을 끌었다.
경쟁이 끝난 뒤 승자 조 의원은 『젊은 야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연설했고, 송 의원은 『싸움이 아닌 선택에서 졌다』면서 승자와 악수를 나눠 「페어·플레이」의 본보기 같은 광경.
한편 대의원 석에 앉았다가 김형일 사무총장의 권유로 단상으로 자리를 옮기던 유진산씨가 김대중씨와 마주쳐 정말 오랜만에 두 사람이 악수를 나누었다.
공화당은 당 기관지 민주공화보의 4면 중 2, 3면을 서울 판으로 할애하여 대규모 배포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서울에 2만5천 부씩 배포하던 것을 8일자부터 8만3천 부로 대폭 늘려 시내 초·중·고교 교사, 개업 약사, 의사, 한의사와 복덕방, 이발소, 예비군중대장, 경찰간부와 파출소장, 동·통·반장 및 여성직능단체와 당 기간당원의 집으로 보낸다는 것.
장덕진 서울시지부위원장은 『민주공화보를 통한 홍보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워 7월1일부터는 10만 부, 73년 후반기에는 20만 부, 74년 후반기엔 30만 부로 서울 배포 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지금까지의 민주공화보 전체 발행 부수가 10만 남짓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앞으로는 반 이상이 서울에 집중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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