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남미 농업이민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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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거의 발길이 끊겼던 농업 이민이 내년부터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6일 보사부에 의하면 농업 이민을 해외에 보내기 위한 정부의 현지 조사단이 곧 구성되어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 남미제국에 5월 중 파견된다. 보사부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연초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농업 이민협정을 맺자는 제의가 이미 와 있는데다 지난해부터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나라에서 자기나라의 미개간지를 개간하기 위해 외국 농업이민이 미개간지를 개간, 5년 동안 계속 농작물을 경작하는 경우 농지를 무상으로 분배해주는 적극적인 농업이민을 받아들일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땅값 부담이 줄어드는 등 유리한 조건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번에 파견될 조사단은 보사부·외무부·한국해외개발공사·농업진흥공사 등 관계기관의 실무자와 기술자들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지에서 개간 가능한 농지선정, 경작물·시장성 등을 조사하게되며 이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외환은행 지점 개설 가능성 여부도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해외개발공사 관계자는 이미 동공사 해외지사로 하여금 이처럼 유리한 여건아래서 우리 나라 농업이민이 갈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고 전망이 좋기 때문에 조사단의 조사가 올해 안으로 끝나고 내년에는 농업이민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사부관계자는 농업이민을 내보내게될 경우 이민 선발을 과거와는 달리 엄격히 하여 농업기술과 경험이 있는 사람만으로 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62년부터 시작된 우리 나라 농업이민은 지금까지 모두 3천8백25명이었으나 이 중 90%는 농업을 포기, 도시로 진출함으로써 68년부터 사실상 농업이민은 발이 끊겼다.
처음에 농업이민으로 간 사람들은 농업과는 관계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또한 현지 토지 브로커들에게 속아 개간할 수 없는 토지를 사는 등 이유 때문에 대부분 농지를 버리고 도시로 옮겨 생활하고있다.
그 후 지난 65년 한국해외개발공사가 설립되어 이들이 산 농지 중 개간 가능한 것과 새로 농지를 구입, 현재 브라질에 도나카타리나 농장(15만평) 산타마리아 농장(46만8백평), 아르헨티나에 라마르케 농장(1백20만평)과 꽃 재배 사업장(3만3천평), 칠레에 꽃 재배농장(12만9천평), 파라과이에 산베드로 농장(4백50만평) 등 6개 농장을 갖고있다.
그러나 이들 농장들도 농업에 부적합하거나 농업기술이 없는 이주자 선정 및 한발과 계속적인 영농자금 지원 부족 등으로 도나카타리나 농장은 6가구 중 2가구만 남아있고 산타마리아 농장은 21가구 이주자 중 7가구가 영농을 포기, 14가구만 남아있으며 라마르케 농장은 반정도 밖에 개간되지 않았고 칠레의 꽃 재배농장은 정세변동으로 계약금 2천2백55달러를 결손 처분했으며 산베드로 농장도 16가구가 이주했으나 2가구만 남아 양계사업을 함으로써 실패한 농장 중의 모델·케이스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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