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외무, 「닉슨」과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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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김용식 외무장관은 26일 상오11시30분부터 30분 동안 백악관으로 「닉슨」대통령을 방문, 한·미간의 현안문제를 논의했다. 「닉슨」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김 장관은「닉슨」대통령이 한국의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전적으로 지킬 것을 다짐하고 특히 한국군 현대화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고 한국특파원에게 말했다.
김 장관은 자기가 먼저 「닉슨」대통령에게 ①한국군 현대화와 관련된 군사원조문제 ②주한미군의 계속 주둔 필요성 ③파월 한국군의 역할문제 ④남·북한 관계 ⑤「유엔」에서의 「한국문제」토의 문제 등을 포함한 한·미간의 현안문제에 관해서 한국 측 입장을 전반적으로 설명했다. 「닉슨」대통령은 김 장관이 설명한 문제들에 대한 한국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 지원할 것도 다짐했다고 김 장관은 말했다.
특히 김 장관이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은 한국의 안전보장뿐 아니라 극동평화에도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한데 대해 「닉슨」대통령도 전폭적으로 동의했다고 김 장관이 전했다.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김 장관은 자기가 「닉슨」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인상으로는 미군이 앞으로 당분간 계속 주둔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주월 한국군의 장래문제에 관해 토의했으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닉슨」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27일 정오(한국시간)에 있을 그의 월남문제에 관한 중대발표 내용을 미리 알려 주었다.
「닉슨」대통령은 또 김 장관에게 자신이 북경방문 이후 한국 같은 중소 국들의 안보나 국가이익 문제에 관해 여러 가지 억측이 많지만 미국은 한국정부가 원치 않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고 김 장관은 전했다.
「닉슨」 대통령은 상해공동「코뮤니케」에 나타난 그대로 한·미 유대관계는 고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의 회담은 한국 측에서 김 장관과 김동조 주미대사, 미국 측에서 「닉슨」대통령 외에 안보담당수석보좌관 「헤이그」준장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①「닉슨」대통령에게 박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느냐 ②한·미 정상회담 의사를 전했느냐 ③「키신저」부대통령특별보좌관 방한을 초청했느냐는 기자질문에 『두고봅시다』라는 함축성 있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런데 「키신저」 보좌관의 일본방문 때 한국도 방문하도록 초청한 것으로 일부에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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