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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싸움을 멈췄어요 … 초중고 스포츠리그의 마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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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올해 챔피언스리그 축구에서 우승한 동지고 선수들이 16일 시상식을 마친 뒤 카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사진 포항시]

경북 포항시가 지역 초·중·고교생들이 참여하는 축구·농구 경기를 열어 청소년 인성교육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른바 ‘2013 초·중·고 챔피언스리그’다. 이 대회는 축구·농구·플라잉디스크 등 3개 종목에 포항지역 초등 40개교와 중학 34개교, 고교 28개교 등 총 102개교의 등록 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들이 뛰었다. 지난해 첫 대회에 이어 2회를 맞은 올해 초·중·고 챔피언스리그에는 학생 수가 적어 축구 한 팀을 꾸리기가 어려운 소규모 농촌 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 참가했다.

 포항시체육회와 포항교육지원청이 공동 주관한 올해 챔피언스리그는 지난 4월 시작해 11월 16일까지 여름방학인 7∼8월을 제외한 매주 토요일 포항지역 10개 경기장에서 축구 279경기, 농구 24경기, 플라잉디스크 29경기 등 총 332경기를 치렀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 축구·농구 2개 종목을 이끌고 참가했던 포항 세명고 이재철(57·체육) 교사는 “축구·농구 등 스포츠 동아리 활동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초·중의 경우 스포츠클럽에 가입했던 문제아들이 리그 경기 참가 때문에 결석률이 확 줄었다는 것이다. 한 중학교의 경우 학교폭력에 연루됐던 학생들의 비행이 줄어들어 연중 10회씩 열렸던 선도협의회가 올해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을 정도였다. 또 챔피언스리그에 참여하면서 애교심도 자연스럽게 고취됐다.

 챔피언스리그는 주5일제로 교육과 놀이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도 보완했다. 포항시는 챔피언스리그가 학생들은 물론 교사·학부모에게도 스포츠 정신을 뛰어넘어 경기를 통해 배려와 준법, 패배를 인정하는 승복정신을 배우게 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7개월 동안 우리 지역 학생들이 웃고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장이 마련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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