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국제 침구 학회장 「티모브스키」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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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의 저명한 침구술 가이자 국제 침구 학회 회장인 「장·클로드·티모브스키」 박사(47) 가 대한 침구 학회 (회장 이창빈)의 초청을 받고 지난 17일 밤 KAL편으로 내한했다.
『어릴 때부터 동경해 마지않던 한국에 오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고 말문을 연 「티모브스키」 박사는 내년에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세계 침구 학술 대회의 준비 절차를 자세히 의논하기 위해 우리 나라를 찾게된 것이라고 방한 목적을 밝혔다.
『얼마전만 해도 침구술은 그저 믿을 수 없는 동양의 의술로만 생각됐는데 최근 「닉슨」미국 대통령의 중공 방문 이후로 침구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말하는 「티모브스키」 박사는 「프랑스」에서 만도 침구술을 시행하는 의사가 2천여명에 달하고 있어 『침구술은 한갓 신비의 대상이 아니라 이젠 의학의 한 분야로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닉슨」이 중공을 방문하기 전 작년 11월에 미국 NIH (국립 보건원)의 초청으로 침구술에 대해 자세히 「브리핑」 한 일이 있으며 「드골」 정권 때는 「메스메르」 국방상의 침구 주치의로서 활약했다고 한다.
46년 「파리」 의과 대학에 입학, 53년에 졸업하여 소아과를 전공한 「티모브스키」 박사는 『3학년 재학시 「유럽」 일대에서 침술로 명성을 떨치던 「들라퓌」 박사로부터 침술을 배워 그 후 20여년 동안 병마에 시달리는 무수한 환자들을 침으로 소생시켰다』고 자랑한다.
고질로 앓아온 그의 어머니의 편두통이 「들라퓌」 박사의 침 하나로 깨끗이 치료되는 것을 보고 침술의 위력에 놀라 침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티모브스키」 박사는 그가 침술을 익히게 된 동기를 밝혔다.
『유럽에서 침술을 체계적으로 보급시킨 사람은 「들라퓌」 박사인데 1950년 이전까지 침술이 의료 행위로서 타당 하느냐의 문제로 논란이 심했으나 중공에서 의료인들이 침술을 의무적으로 익혀야 한다는 법이 제정되자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공식적으로 침술을 의료 행위로 인정하게 되었다』고 말한 「티모브스키」 박사는 『중국 도교의 음양오행설에 바탕을 둔 침술이야말로 인간의 심오한 생체 현상에 대해서 외면하는 서양 의학보다 과학적』이라고 주장한다.
즉 인간의 생명 현상을 유지·조화시키는데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침술은 바로 이 「에너지」를 유효 적절하게 분산시키는 「라이프·에너지·컨트롤」기전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이라는 것.
『그러나 침술이 인간 의병을 다 고친다는 뜻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침술은 의학의 한 분야일 뿐이다.』
티모브스키 박사는 무슨 병이든 다 고칠 수 있다는 일부 침구가들을 사이비라고 나무랐다
침술은 치료 의학이기 전에 예방 의학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작년 독일의 「바덴바덴」에 이어 세계 침구 학술 대회가 내년 서울에서 열리기로 결정된 것은 『침구 학계에 권위가 널리 인정된 한국의 이창빈 교수의 덕』이라고 밝힌 「티모브스키」 박사는 3일간 체한 중 『세계 유일의 한의과 대학이 있는 경희 의료원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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