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부 직업병 무릎 반월상연골 파열, 줄기세포 치료로 재생 가능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조재현 정형외과전문의·제일정형외과병원

주부도 직업병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반월상 연골 파열’이다. 김장철이나 추석 또는 설에 병원을 많이 찾아 명절증후군의 단골 손님이다. 특히 김장철이 끝나는 12월께 주부 환자가 급증하는데 이들 중 반월상 연골 파열 진단을 받는 분이 많다.

반월상은 반달 모양이란 뜻이다. 무릎관절 사이에 위치한 물렁뼈로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한다. 연골이 지속적으로 손상돼 마모되면 아래·위 관절이 부딪히면서 통증을 유발하고 퇴행성으로 진행된다. 결국 인공관절 대체술을 받아야 한다. 반월상 연골 파열의 원인은 젊은 층과 중년층이 다르다. 젊은 사람에선 운동이나 사고로 인한 갑작스러운 충격이 주요 손상 요인이다. 하지만 중장년층에서는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반월상 연골이 파열된다. 오랜 세월 동안 닳아 취약해진 부분이 작은 충격에도 파열하는 것이다.

중년의 주부에게서 반월상 연골 파열이 많은 것은 평소의 자세 때문이다. 쪼그려 앉아 하는 걸레질이나 손빨래 등 집안일에서 비롯된다. 명절이나 김장철에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일하면 증상이 악화한다.

여성의 무릎관절은 남성에 비해 작고 약하다. 게다가 폐경으로 여성호르몬 분비가 떨어지면서 연골에 함유된 단백질을 구성하는 물질도 감소한다.

반월상 연골이 손상되면 무릎이 받는 하중을 흡수하지 못한다. 계단을 오른다거나 앉고 일어설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고 통증을 느낀다. 심하면 무릎이 힘없이 꺾이거나 부기가 있다. 이때는 반월상 연골 파열을 의심해 조기 진단·치료를 받아야 퇴행성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월상 연골 파열은 증상이 경미한 경우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증상이 악화하면 대부분 수술을 받는 것이 수순이다. 하지만 무릎 연골 손상 정도와 환자의 연골 재생치유 능력을 면밀히 검토하면 수술을 피할 수 있다.

최근에 소개된 줄기세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손상된 연골을 줄기세포를 이용해 재생시킬 수 있어서다. 줄기세포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다. 환자의 엉덩이뼈에서 골수를 채취해 손상된 연골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시술시간도 30분 이내로 짧고 하루만 입원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15세 이상 50세 이하 환자와 연골 손상 범위가 작은 경우에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 한계다.

또 다른 방법은 신생아의 제대혈에서 추출한 성체 줄기세포를 배양해 환자의 무릎 연골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연골 손상이 심하고, 50세 이상인 환자에게도 시술할 수 있다. 시술시간도 짧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

두 치료법 모두 보건복지부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정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시술 후엔 관절에 무리가 가는 활동을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 본래의 운동량을 회복할 수 있게 꾸준히 재활훈련도 병행해야 한다.

조재현 정형외과전문의·제일정형외과병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