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진출 라인업 미 산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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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양국간 무역의 점진적인 확대』에 합의한 미·중공 공동성명은 20년간 막혔던 미국·중공의 교역 문호개방을 선언한 중대한 표현이었다.
「닉슨」 미 대통령의 방 중공효과는 우선 경제외교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점을 줄 수 있다.
출발신호를 올린 미·중공 교역확대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중공의 교역규모가 『7억5천만명의 인구를 갖고있는 중공의 연간 대외 무역량이 1천5백만명의 대만과 같은 수준인 40억「달러」에 불과』(「코널리」미 재무장관)하며 외화 보유고가 5억「달러」 내지 12억「달러」밖에 안되므로 「바터」무역을 고집, 양국간의 교역급증은 『안개 속에서 골프를 치는 것과 같다』는 평이 있다.
한편 일부 미국산업계는 아무래도 인구 8억의 대 시장인데다가 미국에 남겨진 유일한 시장이란 점에서 『앞으로 개척해야할 최대의 과제』(「다운젠트」「클라이슬러」 회장)라고 관심을 쏟고있다.
아무튼 미국경제계는 「닉슨」의 방중 발표가 나오자 작년 말부터 「홍콩」을 거점으로 중공과 접촉을 빈번히 벌여온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유력 철강 「메이커」는 비공식적으로 중공과 「플랜트」 수출상담을 하고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닉슨」 미 대통령이 작년 대 중공 금수 품목을 대폭 완화한 것도 산업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압력은 앞으로도 계속되어 결국 COCOM(대 공산권 수출 통제위) 품목을 유명무실하게 할 것이 예상된다.
현 단계로서 표면상에 나타난 움직임은 약 20개 미국상사가 오는 4월15일부터 중공의 춘계 광주 교역회에 참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에 ①미·중공 상호간에 재외동결 자산의 해제 ②통상 대표부의 상호 설치 ③미 민간항공기의 중공노선 취항 등이 실현될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상업계는 중공연구에 열을 올리면서 대 중공진출 포석을 완료하고 있다.
즉 자동차의 「빅·드리」가 일본과 동남아에 발판을 구축했고 국제석유 자본이 「싱가포르」 기지를 크게 상설하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의 고도 기술상품이 중공에 진출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닉슨」 대통령의 방중공을 우주 중계한 통신시설을 그대로 남겨놓았기 때문이다. 미·중공 경제교류에서 촛점으로 등장하는 업종은 석유·항공기·항공기계·플랜트·컴퓨터·전자제품·자동차 그리고 장차는 원자력발전 등이다.
중공연안의 석유매장량은 20억t 이상이라고 추산되고 있으며 중공이 원하고 있는 「보잉」 「점보·제트」기가 좋은 재료로 「클로즈업」될 가성성은 많다.
중공은 작년부터 제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시행하면서 『농업을 기반으로 하여 공업화를 지향』한다고 내세워 미국의 우수한 기술을 도입해야할 필요조건을 알려주고 있다.
미국산업계는 미개척지인 중공시장을 향해 미국 내 뿐만 아니라 동남아의 화교까지도 동원하여 기선을 제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공 영토 내에 어쩌면 「코카·콜라」의 「네온·사인」이 보일지도 모를 일련의 사태변화에 가장 초조해하는 것은 바로 일본이다.
자원을 해외에서 구하고 있는 일본은 중공의 보고를 가장 탐내고있다.
그런데 이 무진장의 보고에 미국의 선진기술과 경영능력이 본격적으로 파고들 경우 일본이 손을 쓸 공백이 줄어들 것은 틀림없다.
일본이 최근 미국보다 더 앞장서서 중공에 추파를 보내는 것은 미·중공 접근에 등이 달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밖에도 호주·캐나다 및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남아 각국이 사태추이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다.
이래서 70년대는 「아시아」지역이 새로운 물결을 맞는 경제전장이 될 것이다. <현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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