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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T산업, 노동당서 직접 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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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북한이 정보기술(IT)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이를 총괄하는 기구로 노동당 산하에 '21국'을 신설한 것을 비롯, 관련조직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IT에 정통한 소식통은 5일 "'21세기는 정보산업의 시대'라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구상에 따라 북한은 2001년 12월 21세기의 첫 글자를 따 이같은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북한의 IT 정책을 주도하는 21국은 주규창(朱奎昌)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맡고 있다. 그는 북한 군수산업의 싱크탱크인 제2자연과학원장을 오랫동안 맡았으며, 1998년 8월 발사한 대포동 미사일 개발을 실무적으로 관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21국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해 초 朱부부장 직속으로 '정보기술산업총회사'를 추가로 만들어 컴퓨터.통신 등의 산업 분야를 지도하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은 노동당과 별도로 내각에 99년 11월 컴퓨터의 조립 생산 등을 담당하는 전자공업성을 신설했다.

전자공업성 산하에 있는 '전자제품개발회사'는 2001년 金위원장의 지시로 행정기관.기업소.학교 등에 컴퓨터의 보급을 늘리면서 그 역할이 과거에 비해 커졌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李春根)연구위원은 "IT 산업이 당 차원에서 관여할 정도로 국가 전략산업으로 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정책과 기구들이 생길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은 최근 들어선 인터넷에도 집중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에서 인터넷은 金위원장을 포함해 일부 기관에서만 활용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기관은 국방위원회 산하의 국가안전보위부.인민무력부 정찰국, 노동당 통일전선부, 내각의 외무성.무역성 등이다.

이들 기관은 중국 단둥(丹東)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 차이나텔레콤의 광케이블을 할당받아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개통한 조선복권합영회사의 '복권사이트'도 이 경로에 광케이블을 추가로 설치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반 주민들은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며, 내부 광케이블로 연결된 컴퓨터 네트워크인 인트라넷을 통해 알려진 내부 정보 정도를 얻고 있다. 북한에서 인트라넷은 평양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미 상당 부분 연결돼 있다.

조선체신회사 황철풍 사장은 최근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교환수를 통해 전화를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컴퓨터망을 이용하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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