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선호하는 광고 23개 따져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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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정(情)+자연친화+재미'가 있는 광고.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광고다.

한국광고주협회는 6일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으로 23개를 선정, 발표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심사해 뽑는 유일한 광고상이다. 이 상은 ▶대학교수 등 광고 전문가의 1차 예비심사 ▶1백명의 소비자 투표인단에 의한 2차 심사 ▶소비자단체 대표 10명으로 구성된 3차 본심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올해 대상으로는 KT의 '레츠 KT 플랜-그린전화 캠페인'(전파부문)'과 SK텔레콤의 '사람과 사람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주차장'(인쇄부문)이 각각 선정됐다.

심사를 맡은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장은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는 과장.허위가 없는 진실한 광고,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광고,창의성이 돋보이는 광고"라고 설명했다.

정이 있고=올해는 가족간 우애와 이웃의 정을 강조한 작품이 상을 많이 받았다. 대상을 받은 SK텔레콤이 대표적인 사례다.

SK텔레콤 광고는 주차장에 붙여진 메모지를 통해 이웃의 정을 이야기한다. 거주자 우선 주차제가 실시되는 주택가 벽에 조그마한 메모지가 붙어 있다. 이 쪽지에는 '주차하세요. 제 차는 저녁 8시에 돌아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광고를 제작한 TBWA코리아 관계자는 "화분.쓰레기통을 갖다 놓으면서 주차 자리 확보에 열을 올리는 요즘 세상에 작은 종이 쪽지 한 장을 통해 이웃의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TV부문에서 상을 받은 삼성캐피탈의 '생활자 캠페인'시리즈도 정을 강조한다. 이 광고는 '꿈이랄 게 뭐 있나요'라고 말하는 소시민을 등장시켰다. 푸근한 국밥집 어머니와 소탈한 야채 행상 아버지가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소시민이 자식 뒷바라지하기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을 그렸다.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신문)과 삼성생명의 '브라보 유어 라이프-부모'(TV)도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을 표현했다.

CJ의 '그림 그리는 아이'(TV)편은 물감놀이를 하는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즐거운 생활문화 기업'이라는 기업의 이념을 표현했다. 또 아가방의 '행복한 아가세상'(TV)은 어렵고 불우한 아이들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희망을 떠올리게 했다는 평을 받았다.

자연친화적이고=올해는 '환경 광고'에 후한 점수가 매겨졌다. 환경을 강조한 광고에 대해서는 아예 특별상을 만들어 시상했다.

KT의 '그린전화 캠페인'광고가 전파부문 대상을 받은 것도 이런 이유다. 특히 KT는 환경보전, 인간관계 개선, 삶의 질 향상 등 공익적인 내용을 담은 광고에 주는 특별상도 받았다. 이 광고는 지난 1월에는 세계 3대 광고제 가운데 하나인 뉴욕 페스티벌의 파이널리스트(본상)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 광고는 물에 사는 생명체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이를 지키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는 사람들의 얘기다. '환경지킴이'들은 희귀한 민물고기를 조사, 관찰해 생태관을 만들어 아이들에게는 물과 작은 생명체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KT 관계자는 "민간 기업체가 이윤에만 급급하지 않고 환경 살리기 운동에도 동참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풀무원의 '생명을 하늘처럼 시리즈'(신문)는 자연계의 모든 생물이 소중하다는 뜻이 잘 담겨 있어 특별상을 받았다.

LG전자도 '자연과 디지털 시리즈'(신문)에서 동물 사랑과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되새겨줬다는 평을 받았다.

재미있어야=입가에 미소가 머물게 하는 광고도 소비자의 인기를 끌었다. KTF의 '강의실'(방송부문)편도 재미와 도전 이미지를 강조하는 광고다. 새학기 첫 수업이 시작되기 전 대학 강의실 복도에서 두리번거리는 노신사를 교수님으로 착각한 학생들은 잡담을 그만두고 부리나케 자리에 앉는다.

하지만 노신사는 강단에 서지 않고 학생 자리로 들어간다. '이 할아버지가 학생은 아니겠지'하는 학생들의 예상은 빗나가고 젊은 강사가 강단에 들어선다. 이어 자막이 한줄 흐른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KTF는 도전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60세 노장 연극배우(전성환)를 모델로 내세웠다고 한다. 또한 한국맥도날드의 '맥도날드 2분의 1편'(TV)은 심사위원단 전원이 웃음을 터뜨리게 할 정도로 재미있다는 평을 받았다.

김창규 기자

<사진설명>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수상작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SK텔레콤의 '사람과 사람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주차장', LG전자의 '자연과 디지털 시리즈', KT의 '레츠 KT 플랜-그린전화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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