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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출구 찾는 고등 소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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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고등 소채가 새로운 전략적 수출 상품으로 지목됨으로써 「비닐·하우스」 사업의 생산 및 유통 분야에 대한 질적 개혁 조치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오이 「토마토」 「셀러리」 양상치 가지 「파슬리」등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있는 이른바 고등 소채는 지난 68년에 정부가 농어민 소득 특별 증대 사업의 하나로 선정, 정부 지원을 집중하면서 재배 면적이 크게 늘어나 작년에는 전국적으로 3백20만평을 기록하여 지난 4년 동안에 5배의 증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양적 측면에서 고등 소채 공급이 늘어남으로써 이제 『겨울철의 신선한 소채』는 희소 가격 상품 단계를 벗어나 정상 가격 상품화하여 정부도 올해부터는 생산에 대한 자원을 중단했다.
그러나 재배 농가나 정부가 모두 생산에만 치우친 나머지 국내 수요가 한계에 이른 지금은 가격이 폭락, 재배 농가의 수익이 70년 중에 평당 소득이 3백11원으로 69년에 비해 반으로 떨어졌다.
유력한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뒤늦게 이제야 시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등 소채 수출 문제는 지난 71년 농어촌 개발 공사에 의해 처음 시도되긴 했다.
주한미군 감축으로 한때 연간 2백만불에 달했던 군납이 지난 71년에는 1백20만불 어치로 거의 반감되자 대일 수출을 모색했으나 시장 조사 미비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즉 일본의 경우, 고등 소채는 농산물이 아니라 하나의 식품으로 개발되어 일정량의 품질을 상·중·하등 급으로 구분, 생산지 및 생산 일자를 표시하고 「비닐」 등으로 포장까지 하여 소비자가 안심하고 기호에 맞는 상품을 사게돼 있는데 반해 우리 나라에서는 과거의 오랜 습관으로 중량·품질·거래 단위 등이 세분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산지 표시등이 안되는 등 수출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확립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거래의 규격화 문제 못지 않게 유통면도 크게 낙후하여 오이의 유통 「마진」은 42·1%, 사과 60·1% 등 평균 50%를 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도 절실해 가고 있다.
한편 농림부는 현안의 대일 수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일본의 소채류 시장 동향을 조사, 보고토록 주일 농무관에게 지시했는데 대일 수출을 위해서는 일본의 지역별 기호가 틀리기 때문에 수출 대상 지역에 알맞은 종자를 별도로 수입 재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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