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중앙공보관|전시장대여 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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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립중앙공보관의 건물운영계획이 바뀜에 따라 오는 4월부터 문화계를 위한 무료대여 전시장이 없어지게 된다.
한승은 공보관장은 앞으로 국립공보관이 정부 각 기관의 정부시책홍보활동을 위해서만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힘으로써 미술·사진·공예 등 종래 일반의 대여전 제도를 폐지한 것이다.
덕수궁 동북「코너」의 가건물을 사용하고있는 국립공보관은 이제까지 전시장만을 갖고 있었으며, 그대부분을 일반의 전시회에 무료로 대여 해왔다.
그러나 금년부터는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시책에 따라 전시실 하나를 영사실로 개조하는 한편 나머지 전시실도 모두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홍보전시에 활용키로 한 것이다. 다만 오는3월까지는 이미 지난해에 대여 결정한 것이므로 종전대로 실시한다.
따라서 이제까지 전시장대여에 우선권을 주었던 순수문화예술분야의 전시회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신해 주리라는 것이 공보관측의 답변이다. 그러나 막상 미술관의 입장에서는 종래와 같은 무료대여가 문화계전반에 베풀어질 수는 없다는 견해.
설혹 미술관이 무료대여를 한다하더라도 고궁입장료(현 경복궁의 경우1백원)때문에 관람객에게 부담을 주게되며, 현재의 미술관운영비로써는 그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어떤 의미에서 공보관은 무분별한 대여를 해왔다. 그래서 권위 있는 개인전을 유치할 수 없었다. 그에 비하여 미술관은 그러한 무분별한 작품 전을 위해 전시장을 내놓을 수는 없다.
미술관의 권위를 위해서는 엄격하게 선정된 초대전을 개최하거나 대여할 밖에 없다. 연내로 미술관이 덕수궁으로 이전할 경우에는 그 점을 그대로 적용할 방침이라고 박상렬 미술관장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진 미술가들은 개인전 및 「그룹」전전시장을 잃게 된 셈인데, 앞으로 사설화랑 가운데 그들을 수용하는 곳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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