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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운전사·차장들|각성제 상습복용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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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과로에 시달리는 일부 운전사들 사이에 각종 각성제를 상습복용 하는 일이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장거리를 달리는 고속「버스」운전사들과「택시」운전사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각성제복용은 습관성이 되어 장기 복용의 경우 근육무력증·중추신경마비에 따르는 두뇌기능감퇴·환각·환시 증세 및 위장장애 등 많은 부작용을 일으켜 새로운 교통사고원인행위의 하나로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운전사들의 각성제복용은 지난2∼3년 전부터 늘어나 여름철에 특히 심하고 겨울철에는 뜸하던 것이 올해 겨울에는 날씨가 따뜻했던 탓인지「버스·터미널」주변의 약방에는 각성제를 찾는 운전사 콜이 계속 늘어나는 실정이다.
D고속 「버스」의 경우 90여명의 운전사들 가운데 60여명이「터미널」앞 단골약방인 D약국에서 외상장부까지 만들어놓고 각성제 등을 상습복용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약국주인과 종업원들에 의하면 이들이 상습복용 하는 각성제는「타이밍」(K제약제품) 「잠안와」(D제약제품)등으로 상습 복용자 60여명 중 30여명은 그나마「카페인」성분이 든 「드링크」류에 피로회복제를 곁들여 먹고있으나 그중 10여명은 아예 각성제만 먹는다고 말하고있다.
각성제만 사용하는 운전사들은 대부분 결정성「카페인」성분의 부작용으로 신경성 소화불량증에 걸려 운전도중 속이 쓰려 고통스럽다고 소화제를 갖고 다니는 데다 일부운전사는 심한 신경성 불면증에 걸려 수면제를 사용하는 경우까지 있다는 것이다.
서울 영 5-2X호 시내「버스」운전사 김광남씨(29)는 지난 여름철에는 거의 매일 먹다시피 했으나 요즘은 가끔 먹는다고 밝히고『대부분 하오1∼2시께 점심을 먹고 나서 졸리거나 휴무 없이 계속 일할 때 잠을 쫓기 위해 먹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보통「타이밍」「잠안와」「나이트스루」등을 복용했는데 먹고 나서 5분이면 약효가 나타나 3∼4시간동안 효과를 보았다면서 새벽5시쯤부터 밤12시까지 매일 시달리다시피 하는 여차장들 사이에서도 상습복용자가 많다고 했다.
충남 영 5-1112호U고속「버슨 운전사 임형순씨(38) 는 지난해까지 한창 졸릴 때면 하루평균 1회씩 복용했으나 골치가 아프고, 소화가 안되고, 밤에도 잠이 안 오는 부작용 때문에 오히려 운전에 지장이 생겨 지금은 복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영5-12×1호 시내「버스」운전사 김 모씨(41)는 6, 7년 전부터 각성제를 복용했고 최근엔 하루에「타이밍」이 3알을 한꺼번에 먹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 경기 영6-1501호U고속「버스」안내양 정 모양(21)은 잠을 쫓기 위해 하루 1알 정도씩 먹고있다고 밝히면서 정양 외 주변에서도 30여명정도의 여차장들이 각성제를 상습복용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운전사뿐만 아니라 차장들까지도 시중약방에서 손쉽게 살수 있는 각성제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타이밍」「아나뽕」「잠안와」「나이트스루」등 4∼5종류로 1알 에20원 안팎.
특히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 운전사들의 경우, 서울∼부산을 5시간에 달린 뒤 부산서 1시간 쉬고, 다시 대전까지 3시간동안 운행하고있어 실제 근무시간은 8시간이지만 시속 80Km이상으로 변화 없는 길을 계속 달리기 때문에 심한 피로감과 졸음 때문에 각성제를 사용치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운전사들의 각성제 상습복용에 대해 고려병원 신경외과과장 노동두 박사는『각성제를 복용하면 대뇌피질자극으로 순간적으로 정신이 맑지만 2시간 지나면 오히려 복용 전 보다 무거운 피로감을 느껴 상습 복용케 되고 중독증에 걸리면 불면증·식욕감퇴·불안·초조 등의 증상을 일으켜 환각·환시 증세까지 나타내고 심하면 정신병까지 유발케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각성제의 주성분인「카페인」은 성인의 경우 10g 내외를 복용하면 목숨을 잃고 1g이상 일 때는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1회복용 최대 허용량을 2백㎜g, 하루5백㎜g으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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