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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락에 잇단 화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주】전북 정읍군 등암면 접지리 대흥서구부락(일명 차천자 마을)에 작년5월14일부터 9개월 사이에 잇따라 34차례의 원인 모를 불이 일어나 6백여명의 마을사람들이 공포에 떨고있다.
정확한 화인을 몰라 마을사람들 사이에 「도깨비불」이라고 불려지고 있는 이 수수께끼의 화재원인을 가려내기 위해 경찰은 우선 이 불을 고의적인 연쇄방화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있다.
정읍에서 목포 쪽으로 국도 변에 있는 이 마을에 첫 불이 난 것은 지난해 5월16일 하오 7시쯤 이석귀씨(37) 집 헛간이었다.
이날 이씨 가족들은 쉽게 불길을 잡아 피해액이 20원∼30원에 그쳤으나 이틀 뒤인 5월16일 하오3시쯤 같은 곳에서 또 불이 일어나 마을사람들은 도깨비의 장난이라고 불안해했다.
이 같은 불은 그 뒤에도 계속, 이웃 문모(45), 하모(54) 이모(67), 민모(44)씨 집 짚단으로 옮겨가며 일어났다.
이 수수께끼 같은 불에 겁을 먹은 마을사람들은 지난해 12월6일 이 사실을 정읍경찰서에 신고, 경찰이 연 4일 동안 수사에 나섰으나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하고 철수했다.
경찰은 이 불이 꼭 아침이나 저녁밥을 지을 때 발견되기 쉬운 짚단에서만 일어났고 피해액이 매번 20∼30원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으로 고의적인 연쇄방화사건으로 추정, 지난 4월 이석귀씨 집에서 세 들어 살다가 쫓겨나 이 마을에서 7백m 떨어진 외딴 집에서 살고 있는 김지은 무당(85)을 동정,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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