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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개스」중독과 대책|제1회)개스」중독 학술「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21일 제1회「개스」중독 학술「세미나」가 서울대 보건대학원 강당에서 열렸다. 53년도에 가정의 연료로 연탄이 보급되면서 발생한「개스」중독 문제의 현황과 대책에 대해 김인달(서울의대 교수)송태윤(석공기술연구소장)최서국(국제열관리연구소장)허정(서울대 보건대학원교수)윤덕로(서울의대교수)씨 등이 연제를 발표했는데 그 골자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연탄「개스」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 문제는 53년에 정부가 가정의 연로로 연탄을 적극 보급하면서부터 생기기 시작, 그후 20년동안 중독환자는 경증·중증을 합해 전국적으로 약32만9천여명이 발생, 그 중 약1만2천6백50명이 목숨을 잃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고 전제한 김인달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피해는 19종의 제1, 2종 법정 전염병의 피해보다 훨씬 크며 따라서 이에 대한 방역 대책은 어떤 국민 보건 문제보다 비중을 두고 다루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꾸준한 방역 사업의 추진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급성 전염병 질환의 말썽은 현저히 감소되었고 결핵·나병 등 만성 질환에 대해서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 그 관리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연료 정책의 전환으로 53년이래 전국적으로 보급된 연탄의 횡포에 의한 피해자수가 경증을 합하여 천문학적 숫자에 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스 중독 문제는 보사부의 중요 정책 사업으로 책정도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렇다 할 구체적인 대책도 수립되지 못한 실정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 허정 교수는 『국민의 건강증진과 생명 보호에 책임을 지고있는 보사 당국이 과감한 시책을 폄으로써「개스」중독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개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탄개량·연소장치개량 및 연소방법개선, 경보기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다소 성과를 거두는 듯 했으나 경제적인 이유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일반에게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령 가옥구조 개선에 대해서 온돌 시공 방법을 법적으로 규제한다든지, 혹은 굴뚝은 지붕 꼭대기보다 1m이상 곧게 올리고 외풍을 잘 타는 굴뚝에는 굴뚝 끝에 역풍을 막을 수 있는 T자형이나 H자형 꼭지를 달고 굴뚝 밑바닥에 개자리(2.5자 정도)를 파는 것이 좋다는 지침도 개스 중독 환자가 주로 판잣집이나 남의 집에 셋방살이하는 무주택 시민이라는 사실 앞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그 독작용이 적혈구내 혈색소(헤모글로빈)의 산소 운반 장해로 인한 조직의 저산소증이므로 이에 대한 치료로서는 산소욧법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한 윤덕로 교수는 서울대 부속병원의 경우 69년1월부터 72년1월까지 3년간 고압상소 욧법으로 6백32명을 치료하여 6백24명(약99%)이 회복되는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소개, 고압산소기의 전국적인 보급을 주장했다.
현재 고압산소욧법은 서울의대부속병원을 비롯 적십자병원, 서울시립동부·중부·남부·영등포병원과 경북교대부속병원 등 전국적으로 7개 병원에서만 실시되고 있을 뿐이다.
으레 겨울철이면 계절의 사신처럼 5백여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연탄「개스」에 대해서 아직 이렇다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므로 국민각자가 미리 예방하는 길밖에 없겠다.
온돌이 금이 가거나 장판이 해지지 않았는지 항상 주의해서 살펴보고 연기가 나는 종이나 볏짚 고무류 등을 태워서 실내에 연탄 개스가 새어나오는가를 수시로 확인하도록 한다. 방에는 반드시 환기창을 두되 공기구멍은 상하로 한 개씩 뚫어 환기가 잘 되도록 한다.
중독증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앞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며 메스꺼움이 느껴지는 것. 만약 뒷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날 때는 생명이 위험하므로 곧 산소욧법이 가능한 병원으로 운반하는 것이 좋다.
중독환자가 발생할 때는 당황하지 말고 즉시 창문을 열어 제쳐 신선한 공기로 환기를 시키고 상의·혁대를 풀어주고 환자의 보온을 위해 이불이나 담요를 덮어준다. 더운 코피나 진통제(「아스피린」등)는 도움이 되나 비타민C용액이나 각종 드링크제, 동치미국물, 김치국 등은 별 도움이 못된다.<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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