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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대계」8년만에 완결-불 구조주의철학자 「레비슈트로스」교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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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의 신화학자이자 구조의학자인 「클로드·레비슈트로스」교수가 최근 미주 「인디언」들의 신화와 전설을 분석한 『벌거벗은 인간』을 출간하여 20년에 걸친 연구를 완결했다.
『벌거벗은 인간』은 64년 「날것과 익은 것』으로 비롯된 『신화대계』3권 중 마지막 부분으로 「프랑스」의 「저널리즘」으로부터 신화에 대한 광대한 미 개지를 개척했을 뿐 아니라 『과학과 시, 음악과 철학, 역사와 고해』의 연구방법에 새로운 개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있다.
처음 「다응」고교에서 철학'교수로 있던 「레비슈트로스」는 신화학에 흥미를 같기 시작한 뒤부터 자신의 독특한 「구조적」인 연구방법을 도입했다. 이 「구조적」연구방법이란 마치 자연과학자가 현미경으로 사물을 관찰하듯이 인간의 습성과 같은 환경을 단면적으로 연구, 현상 뒤의 통일성과 연관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즉 현상의 근본 구조를 밝혀내는 방법이다.
「레비슈토로스」는 이번에 출간된 『벌거벗은 인간』에서 구조주의란 『인간을 자연과 재동화(통일)시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루소」가 말하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와는 논리가 다른 새로운 자연철학으로의 지향을 뜻한다.
「레비슈토로스」는 「현대문명 특유의 변혁에 대한 탐욕적인 욕구」에 대해 「소박한 사고」라는 재래의 원시적인 사고방식으로 대립시키고자 한다.
이 「소박한 사고」란 1935년부터 1939년까지 그가 「브라질」의 「인디언」을 탐험, 연구 할 때 이들 「인디언」의 사고를 가리켜 표현한 것이다.
비역사적이기는 하나 비논리적이 아닌 이 「소박한 사고」는 「레비슈토로스」에 의하면 종족·씨족·가족사회가 분류로써 변질되는 것을 성좌라든가, 동식물과 같은 불변의 자연에 연결시킴으로써 원형대로 보존되도록 지향하는 것이다.
따라서 「레비슈트로스」는 중요한 것은 이들 현상의 「내용」보다는 하나의 씨족이 지니는 전체의 분류된 조직구조와의 「관계」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레비슈토로스」는 「근친상간금지」라는 것도 친족간의 결혼을 금지한 것은 아니었으며 다만 모친이나 자매를 다른 씨족여성과의 교환대상으로 「아꼈을 뿐」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그는 서슴없이 미국의 「섹스」잡지 「플레이·보이」의 「모토」인 「가족 끼리에 한정된다면 근친상간은 아름답다」는 문구를 인용하고 있다.
「불변성」에 대한 「레비슈토로스」의 구조적 추구는 20년전부터 시작한 광범위한 신화의 분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남북 「아메리카」 「인디언」의 수 천 종의 전설과 신화에서 『인간이 이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 천년 동안 늘 귀착해온 공통 요소를 추출해냈다.
즉 신화는 『세계의 질서나 현실의 본질, 인간의 기원 등을 말해주지는 않고 있으나 인간의 신앙·습성·본능의 근거와 공통요소를 밝혀 주고있다.』 따라서 「레비슈토로스」는 2천5백년의 유사이래 철학이 신화학을 범용한 것으로 취급해왔으나 실은 훨씬 큰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사르트르」는 「레비슈트로스」의 이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부르좌」가 「마르크스」주의에 대처하는 최후의 「바리케이트」라고 공박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르트르」의 공박에 「레비슈트로스」는 아랑곳 않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연구실에 틀어박혀 『사교생활이나 친구도 없이』현대문명의 혼란을 자신의 구조주의적 질서와 비관적으로 대비하고있다.
「레비슈트로스」는 자신의 자연철학은 『인간의 소멸=추락』에 대한 경고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슈피겔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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