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평화와 사랑을-메리·크리스머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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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4일은 「크리스머스·이브」. 온 누리가 성탄의 축복아래 평화로움으로 깃 드는 날. 한 때 광란과 광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크리스머스·이브」가 올해는 비상 사태하의 자숙과 검약으로 저마다 조용히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거리에는 『가난한 사람과 불우한 사람을 다같이 도웁시다』라는 「캐치프레이즈」아래 모금 운동을 하는 온정의 물결이 넘치고 백화점을 비롯한 상가는 23일 밤부터 붐비기 시작, 1천원 안팎의 선물이 많이 팔리고 있다.
치안국은 24일 자정부터 25일 새벽 4시까지와 연말 연시 통금 해제 기간 중 풍기 문란 행위·음주 만취·고성 방가 등을 단속, 「크리스머스·이브」를 조용히 보내도록 전 경찰에 시달했다.
치안국은 번화가·유흥가·우범 지대·역 앞 등에 경찰 병력을 집중, 청소년들의 선도에 역행하는 각종 사범들을 단속하기로 했으며 취약지구와 해안선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치안국은 특히 폭력배·술주정꾼·부녀자 희롱·숙박 업소 안의 풍기 문란 행위·도박 행위·청소년에게 유해한 각종 업소에 출입하게 하는 행위 등을 강력히 단속키로 했다.
치안국은 서울 명동 등 인파가 많이 몰릴 예상 지역에 임시 파출소를 설치, 각종 위반 사범을 신속히 처리하고 사고를 예방하도록 했다.
치안국은 또 「크리스머스·트리」 만드는 것을 빙자, 수목을 베는 행위도 단속키로 했는데 귀성객들에 대해서는 보호 활동을 하도록 했다.

<백화점>매상 3배 올라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시중의 불경기라는 말과는 달리 크리스머스를 2일 앞둔 23일의 매상이 평일보다 2∼3배 가량 올랐다고 즐거운 비명을 울렸는데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평소의 6배 가량 되는 많은 상품이 팔렸다고.
각 백화점에서는 선물용 「와이샤쓰」·겨울내의 등 의류와 설탕·조미료·청과물 등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붐비기 시작했다.

<시장>아동복에 인기
남대문·동대문·성동·중앙시장 등 주요시장 상인들은 예년보다 훨씬 불경기라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23일부터 조금 나아져 평소의 2배 가량 매상되었으나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서는 절반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남대문 시장의 한 청과물 상인은 올해 연말 경기는 24일 하루와 오는 27일부터 31일간 5일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가장 인기 품목은 어린아이들 속옷과 어린이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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