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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패러독스 공동이익 늘이면 해결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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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동북아역사재단과 중국상하이사회과학원 학술교류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7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동북아역사재단과 중국상하이사회과학원 학술교류 세미나’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좌로부터 유상철 중앙일보 중국전문기자, 문흥호 한양대 국제대학원장, 류밍(劉鳴) 중국상하이사회과학원 국제관계연구소장, 석동연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스융밍(時永明) 중국국제문제연구소부연구원, 팡슈위(方秀玉) 푸단대 교수

“동북아시아는 이익과 관념의 차이로 파편화되어 있다. 공동이익 확대가 합리적인 해법이다.”

7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학준)과 중국상하이사회과학원(SASS)이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후원으로 ‘한?중 공공외교와 동아시아 지역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제1회 학술교류 세미나의 결론이다.
이날 리카이성(李開盛) SASS 국제관계연구원 부연구원은 ‘동북아 협력: 파편화 형성과 해석’이란 주제발표에서 복잡한 동북아시아의 국제 관계를 매트릭스(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목을 받았다.

리 부연구원은 “동북아 국가들 사이에서 협력 여부와 세기를 결정하는 핵심은 이익과 관념이다. 이익은 다시 경제적 이익과 안보적 이익으로 나뉜다. 하지만 국가 관계에서 이익이 관념에 우선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공동의 이익을 늘려나가면 대립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 부연구원이 제시한 ‘동북아 매트릭스’에서 중국은 동맹 수준의 협력도 최악의 갈등도 없고, 미중관계는 별도로 정의하지 않아 주목을 받았다.

팡슈위(方秀玉) 푸단대 교수도 “동아시아의 ‘공동이익’을 공공재로 만들어 지역 발전의 엔진으로 삼아야 한다”며 ‘공동이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학자들의 주장처럼 동북아 지역은 경제 교류가 늘면서 상호의존도가 높아지는데 반해 영토분쟁, 군비경쟁 등으로 정치, 안보 측면에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이자, 동아시아의 딜레마다. 안보?경제뿐만 아니라 역사?문화 분야에서의 갈등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2세션에서는 역사?문화 분야의 갈등 현상과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동북아역사재단의 우성민(禹成旻) 박사는 “한중 양국 역사교과서에 상호 긍정적 서술을 늘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신라 시대 최치원, 일제시기 안중근 의사 등 문화 교류에 힘쓴 인물에 대한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강조된 공공외교 강화 방안은 3세션에서 집중적으로 토의됐다.

뤄후이(羅輝) SASS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공공외교를 독백-대화-협력 3단계로 나눈다면 중국의 공공외교는 아직 홍보와 전파에 집중된 독백단계”라며 “정부 중심에서 기업 사회 NGO로 주체를 다양화 하고, 재중 유학생과 주재원을 보다 더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에 나선 유상철 중앙일보 중국전문기자는 “한자와 중국문화 보급에 주력하는 중국의 공공외교가 지역 일체화를 표방하면서 중국위협론을 줄이려는 공공외교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류밍(劉鳴) SASS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기조연설에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있기 전에 북한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최근 일각에서 일고 있는 김정은 방중 사전작업설을 부인했다. 류 소장은 이어 “시진핑-박근혜 정상회담 이후 국사분야에서 협력과 교류가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는 외국인이 중국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전통 미디어와 신흥 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석동연(石東演)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은 축사에서 “고전의 상식만천하(相識滿天下) 지심능기인(知心能幾人)이란 말처럼 한중간에 얼굴을 알고 지내는 사람은 많으나 진심을 알고 지내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가 묻고 싶다”라며 “동북아 지역 협력에 걸림돌이 되는 갈등 이슈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한중관계 내실화를 위한 전문가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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