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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과 영양 과학적 분석에 의한 건강「가이드」(16)-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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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굴은 세계각국에서 모두 즐겨먹는 식품이고 육식민족이 좋아하는 유일한 어패류다. 구미에서는 고급식당이나 간이식당 어느 곳에서든 먹을 수 있어 귀족적이면서 동시에 서민적인 요리로 치고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굴 생산이 늘어가고 있어 금년도에는 양식 굴이 4만5천t, 천연 굴이 4천t에 이르고 있다. 주산지는 통영·거제·예천 등 남해안 일대. 양식 굴은 크고 미끈하지만 맛은 천연 굴을 따르지 못하고있다.
굴은 본래 12월∼1월에 가장 맛이 있다. 서양에서는 R자가 들지 않는 달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이시기는 5월부터 8월까지 가된다. 이때는 여름이고 산란기여서 부패하기 쉽고 맛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굴에는 단백질이 많지 않지만 그 대신 「히스지친」「리진」같은 좋은 「아미노」산이 들어있다.
특히 「글리코겐」이 풍부하여 소화가 잘되며 아픈 사람이나 유아·노인들에게는 좋은 식품이다. 굴은 패류 중 가장 연한 육질을 가지고있고 간장이 나쁜 사람에게 좋다. 또한 굴은 「비타민」류(B1, B2, C)와 철·동「망간」·옥소 등 무기질을 다량 함유하고있다. 다만 굴이 꽤 높은 산성식품이라는 것은 주의할 점.
굴은 신선한 것이 생명이고 날것으로 먹는 것이 제일이다. 싱싱한 굴에다 「레몬」즙을 짜 넣어 먹으면 맛이 달고 바다향기가 시원하게 느껴진다. 미국에서 날것으로 먹는 동물성식품은 굴뿐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초집으로 하거나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는데 매운맛을 곁들이는 고추장은 향기를 덜하게 하고 담담하고 신선한 맛을 감소시킨다. 어리굴젓도 소금으로 선도를 보존하는 것은 효과가 있지만 굴 자체의 맛이나 영양가를 위해서는 순수한 회만은 못하다.
굴 요리는 튀김·국·전유어·초무침 등 무엇을 해도 굴 특유의 신선한 향기가 있고 곧 튀김에도 「레몬」즙을 짜 넣어 먹는 것이 제일이다.
굴은 눈으로 보아 유백색이 선명하고 오돌오돌하도록 통통한 것이 신선한 것이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찔러보아 탄력이 있고 금새 오그라드는 것이 좋다. 대개 물이 약간 지난 것이라도 물에 담가 하룻밤쯤 재우면 싱싱한 것처럼 보이기 쉽기 때문에 잘 살펴야한다.
굴을 씻을 때는 찬 소금물에 조용히 헹구듯 껍질과 잡티를 가려내고 조리나 소쿠리에 건져 물기가 조용히 빠지도록 시간을 두어야한다. 씻을 때 마구 다루거나 물기를 서둘러 빼기 위해 뒤적거리면 살이 연하기 때문에 상하기 쉽고 맛도 떨어지게 된다.
패류는 본래 독성화하기 쉬운 식품인데 굴은 시기적으로 이른봄에 심하다. 굴 중독은 처음 식욕이 없어지고 배가 아프며 구토증이 난다. 대개 상한 것에서 독성이 있기 쉽지만 최근에는 수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다른 어패류보다 육질이 약하기 때문에 수온의 변화, 공장폐수·오수 등으로 굴이 독성화하기 쉽고 심하면 굴이 사멸하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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