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봉도 못 치고 정회선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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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총무단이 합의한 일정 때문에 휴일도 밤낮도 가리지 않고 회의가 강행되고 잇는 예결위에 29일 밤9시30분쯤 얼굴이 불그스레한 김재광 신민당 총무가 들어와 고함과 야유를 하는 바람에 격돌 직전의 분위기에 밀려 귀한 1시간30분을 정회.
홍창섭(신민)의원이 『시도 자문위를 구성하는 법정 근거가 무엇이며 어째서 여당 또는 친여 인사로만 구성, 운영하느냐』고 추궁하자 김현옥 내무부장관은 『여당일색 아닌 무색 자문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연구·검토하겠다』고만 되풀이. 김수한·김녹영 의원 등이 계속 『정치 색이 있는데도 왜 솔직이 시인하지·않느냐』는 질문에 김 내무장관은 똑같은 답변만 하자 송원영 의원 의석에 앉아있던 김 신민당 총무가 『자문위에 공화당 인사가 1명도 없단 말이오. 이래가지고 예산안이 법정 기일내 통과 못해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김봉환 예결위원장이 『김 총무는 예결위원이 아니니 발언을 삼가달라』고 요청했으나 김 총무는 『공화당 천하냐』 『공화당만 해 먹느냐』고.
엄기표·오중렬 의원 등이 『원내 총무답게 해야지 행패부리는 거냐』고 마주 대들자 김 총무는 야유하는 여당 위원에 덤벼들려 해서 말리는 의원과 다투는 의원이 뒤얽혀 혼란에 빠지자 사회 봉도 치지 않은 채 정회가 선포됐었다.
29일 저녁 체육회관 강당서 베푼 김택용 체육회장의 취임 「리셉션」은 여야 의원들과 전 의원 50여명이 붐벼 체육인은 구석자리로 밀렸다.
정부의 김총필 총리, 민관식 문교, 윤주영 문공, 이병희 무임소장관, 공화당의 오치성 김재순, 이동원, 서상린, 오학진, 신민당서 김영삼, 김재광, 신도환 의원 등이 양순직 최치환 최두고 이만섭, 신윤창씨 등 28명의 7대 의원들과 어울려 『이런 자리가 아니면 만나기도 힘들다』면서 인사에 바빴고.
김 총리는 김영삼 의원에게 윗「포킷」에 꽂고 있던 꽃을 넘겨주며 「조크」도 하고, 양순직씨에겐 『사람팔자 알 수 없다는데…몸은 건강하시오』라고 각별한 인사를 하기도.
29일 상오 고수 성산 국민교정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 청중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아 연설회가 달성-고령 보궐선거도 내주부터 차차 분위기가 무르익을 듯
공화당은 조직 부장 등 몇몇 사무국간부들만이 내려가 면 단위로 단합대회를 열어 10·2파동 등에 대한 이해를 시키고, 당 중진 유세는 않고 조용한 선거를 치를 작정
그러나 신민당은 내주 중에 김홍일 당수가 현지로 내려갈 예정이고 예산안처리가 끝나는 대로 소속의원들을 몇 개 반으로 편성, 10·2 파동내용 폭로에 중점을 둔 릴레이 식 유세 전으로 세찬 선거 붐을 일으키기로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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