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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절벽|「겨울등반 기본수칙 외면」이 부른 참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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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수봉 추락사고는 예방 됐어야했다. 서울주변의 등산객에게는 11월의 마지막 주말을 맞은 아쉬움에서 너도나도 인수봉을 올랐을 테지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등산 수칙조차 지키지 않은데서 엄청난 참사가 초래됐다. 적어도 인수봉 등산객들은 예상되는 모든 사태에 대처할 사전준비를 산에 오르기 전에 했어야 했다. 산에 오른다는 것은 소풍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직장산악인 협회장 이숭녕 박사(서울대학교 대학원장)는 첫째 이번 인수봉 사고는 등산객들이 겨울등반의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빚어진 사고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중앙 관상 대는 올 들어 첫 한파를 이미 예보 한 바였기 때문에 28일의 등산은 사전에 겨울등반에 준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일몰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늦어도 하산 시간은 하오3시까지 마쳐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겨울철 등반자가 시간시간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예상되는 일기 변화에 대처한 모든 준비를 해야하는 것은 등반의 ABC라고 지적, 첫 추위가 몰아 닥쳐 급격한 기온 변화가 예상된 상태에서 산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7명의 희생자 이의 전원이 동상에 걸린 것만 보더라도 그들이 미리 충분한 옷이나 장비 등을 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 박사는 특히 등반「팀」에는 항상 경험이 많은「리더」가 전체 대원을 통솔해야 하는데 이번 사고는 20여명이 함께 내려왔으면서도 뚜렷한 대장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다가 서로 앞질러 내려가려다 일어난 것으로 보고있다.
가장 강력한「팀·웍」을 강조하는 훈련에「하이킹」이나 놀러간 기분은 절대금물-. 숙련된 지휘자가 있었다면 이번 사고처럼 한꺼번에 우루루 내려오는 자살행위는 없었을 것이라 했다.「자일」이 설사 얽혔더라도 줄을 회수하는 방법이 강구 됐을 것이다.
요즘 등산「붐」과 더불어 산을 경시하는 풍조가 심한데 이야말로 위험천만한 일이라 했다.
수년 전 인수봉 전면「코스」에 빨랫줄을 가지고 오르던 소년들이 긴급구조 된 사례 같은 것도 요즘「클라이밍」하는 청소년간에 산을 소홀히 여기는 예인데 협동심을 저버리는「클라이밍」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산악회회장 이은상씨도 장비계획, 기술로서의 계획, 시간상으로 계획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번 사건을 보면 이 같은 기초계획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특히 요즘 날씨가 따뜻하다해서 이상고온현상이라는 말을 믿고 장비계획에서 소홀했던 것이 동사자가 많았던 원인으로 본다고 지적하고 최악의 기상상태를 기준으로 장비와 등산 기구 을 갖추어야 했을 것을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즘 흔히 가족등반으로 어린이들도 낀 등산객이 인수봉·백운산로 많이 가고 있지만 산에 오르는 것을 소풍과 같이 생각하면 언제든 사고가 나기 쉽다고 지적했다.
대한산악연맹이사 배석규씨에 따르면 조난지점인 인수봉 측면「코스」는 바위봉우리 오르기에 경험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어려운「코스」는 아니다.
날씨가 점차 추워지면서 엄격한「리더」의 지휘가 없이 서로 먼저 내려오려는 데서 근본적인 사소 요인을 일으킨 것으로 보였다.
3「피치」로 된 이「코스」는 오르기보다는 내리기가 훨씬 어려운「코스」-. 노련한 「리더」의 인솔로 한「피치」씩「자일」을 빼내어 한 사람씩 조심스럽게 내려야 하는데 이번 사고는 제1「피치」의 「크레크」에서 빚어진 것. 여기서는 줄에 매달려 몸을 버티면서 균형을 잡아야 하며 자칫하면 몸이 휘돌아 절벽 쪽으로 미끄러져 갈 우려가 많은데 초보자들끼리 당황하다가 「자일」이 감기면 사고는 십중팔구 일어나는 것이다.
또 인수봉이 흔히 가는 봉우리라 해서 안심하는 경향이 큰 사고 요인이 됐다.
인수봉 정상은 무리한다 해도 15명쯤 들어서면 고작인데 20여명이 몰렸으니 무모한 행위일밖에. 특히 겨울 산에서 6시 반까지 바위에 매달려 있던 것은 너무도 산을 얕잡아본 소행이었다.
또 관할경찰이나 산악인들도 인수봉·백운산등 서울근교의 산에 대해서는『너무 아는 산』 이라 해서「자일」의 노후나 안전에 대해 경계하지 않고 하산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도 크게 다뤄져야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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